[투얼로지]산천경개 수려한 두 고장, 단양과 제천(1)

입력 2024-07-09 11:4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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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양 만천하스카이워크의 전망대 풍경. 눈 아래로 흐르는 남한강과 주변 백두대간이 어우러진 탁 트인 경치가 일품이다.  단양|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단양 만천하스카이워크의 전망대 풍경. 눈 아래로 흐르는 남한강과 주변 백두대간이 어우러진 탁 트인 경치가 일품이다. 단양|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풍광이 빼어난 곳을 묘사할 때 쓰는 ‘산천경개(山川景槪)가 수려하고…’라는 예스러운 표현이 있다. 예전 학교에서 배운 가곡 ‘희망의 나라로’의 노랫말 ‘산천경개 좋고, 바람 시원한 곳’에 나오는 그 ‘산천경개’다. ‘경개’의 사전적 정의는 산이나 들, 강, 바다 같은 자연이나 지역의 모습이다. 우리가 흔히 쓰는 ‘경치’와 같은 의미다.
하지만 ‘산천경개가 수려하다’는 말은 그냥 ‘경치가 좋다’라고 말하는 것과는 좀 다른 ‘맛’이 있다. 눈앞에 그림처럼 펼쳐진 자연의 모습에 배어있는 다양한 감정과 느낌, 요즘 표현으로 하면 ‘바이브’까지 담아내는 것 같은 고풍스러운 정취가 있다.

충청권에 나란히 이웃한 단양과 제천은 ‘산천경개가 수려하다’라는 표현이 정말 어울리는 고장이다. 나고 들어간 굴곡이 선명한 산과 계곡, 그 사이를 유유자적 흐르는 강, 그리고 너른 호수를 품에 안은 자연경관이 빼어나다. 오랜 역사적 명소부터 가족 여행객들에게 좋은 색다른 방문지까지 두루 갖추고 있어 여유롭게 돌아볼 곳이 많다. 교통도 편리해 이동에도 큰 부담 없다. 여름 여행지로 가성비와 가심비를 두루 갖춘 단양과 제천을 이번에 돌아보았다. 첫 순서는 단양이다.

단양은 ‘단양팔경’으로 대표되는 전통 있는 여행지다. 요즘은 거기에 더해 드라마 촬영지나 아쿠아리움 같은 색다른 명소들도 새로 생겨났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하는 가족 여행객들이 좋아할 ‘유익함’을 갖춘 곳들이 제법 있다.
‘단양팔경’에 이어 이 고장을 대표하는 명소로 인기가 높은 만천하스카이워크. 항아리처럼 생긴 전망대의 계단을 빙글빙글 걸어 올라가면 멋진 풍광이 펼쳐진다.     단양|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단양팔경’에 이어 이 고장을 대표하는 명소로 인기가 높은 만천하스카이워크. 항아리처럼 생긴 전망대의 계단을 빙글빙글 걸어 올라가면 멋진 풍광이 펼쳐진다. 단양|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눈 아래 펼쳐지는 남한강 절경, 만천하스카이워크
도담삼봉부터 석문, 구담봉, 옥순봉, 상선암, 중선암, 하선암, 사인암에 이르는 ‘단양팔경’을 이미 돌아 본 여행자라면 그 다음 여행지로는 이곳이 으뜸이다.
만천하스카이워크는 만학천봉 전망대와 집와이어, 알파인코스터 등으로 이루어진 곳이다. 항아리처럼 생긴 전망대를 빙글빙글 원을 그리며 걸어 올라가면 사방으로 소백산과 금수산, 월악산 같은 백두대간 산들이 병풍처럼 쭉 둘러서 있다. 눈 아래로는 너른 남한강이 시야 가득 들어온다. 탁 트인 개방감과 제법 높은 전망대의 높이가 아찔함과 시원함을 선사한다.

전망대 아래에는 요즘 지자체들이 경쟁적으로 설치하는 스릴 액티비티 중 하나인 ‘집와이어’가 있다. 만학천봉에서 출발해 대략 980m를 내려가는데, 남한강 수면으로부터 120m 높이의 상공을 최고 시속 50km로 지나간다. 역시 인기 있는 액티비티인 알파인코스터도 있다. 숲속 길을 내려가는 960m의 모노레일이다. 별도의 동력 없이 중력에 의해 내려간다. 만천하스카이워크가 있는 상층부까지 견인해 올라간 뒤 정상 지점부터 출발 지점으로 중력을 이용해 되돌아온다. 매주 화요일은 전망대만 운영한다.
단양 다누리아쿠아리움의 수중 터널. 220여 종을 자연환경 그대로 전시하고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민물 생태 아쿠아리움이다. 아이는 물론 어른들도 흥미를 가질 알찬 전시가 기대 이상이다.    단양|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단양 다누리아쿠아리움의 수중 터널. 220여 종을 자연환경 그대로 전시하고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민물 생태 아쿠아리움이다. 아이는 물론 어른들도 흥미를 가질 알찬 전시가 기대 이상이다. 단양|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국내 최대 규모, 다누리아쿠아리움
다누리아쿠아리움은 220여 종의 생물을 자연 서식 환경 그대로 옮겨 전시하고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민물 생태 아쿠아리움이다. 국내외의 다양한 민물고기와 생물을 만나볼 수 있다. 규모가 상당해 도심의 대형 바다생물 아쿠아리움 못지않다. 특히 꽤 큰 수중 터널과 대형 수조까지 갖춰 아이들과 함께 돌아보기 좋다. 남한강의 귀족 물고기라는 황쏘가리를 비롯한 다양한 국내 민물고기와 행운을 불러온다는 중국의 최고 보호종 홍룡, 아마존 거대어 피라루쿠 등을 만날 수 있다.
고구려 전문 테마 공원인 단양 영춘면의 온달관광지.  제법 위용이 늠름한 성벽에 이곳에서 촬영한 드라마들의 사진이 걸려 있다.    단양|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고구려 전문 테마 공원인 단양 영춘면의 온달관광지. 제법 위용이 늠름한 성벽에 이곳에서 촬영한 드라마들의 사진이 걸려 있다. 단양|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드라마세트장부터 동굴, 산성까지…온달관광지
단양군 영춘의 온달관광지는 온달을 메인 주제로 조성한 고구려 전문 테마 공원이다. ‘연개소문’, ‘천추태후’, ‘태왕사신기’ 등의 드라마와 영화를 촬영한 오픈세트장을 중심으로 천연기념물인 온달동굴, 온달장군이 전사한 곳이라는 전설이 있는 온달산성 등으로 이루어졌다. 단양에서는 매년 10월 ‘온달 문화축제’를 열고 있다.
온달관광지에 들어서면 웅장한 위용을 자랑하는 성벽을 비롯한 넓은 드라마 세트장이 눈에 들어온다. 내부에는 여기저기 익숙한 드라마 속 장면과 등장인물들의 사진, 촬영 당시 사용된 의상 등을 볼 수 있다.
천연기념물 제261호인 석회암동굴인 온달동굴.  약 4억5000만 년 전 생겨난 것으로 추정되는데, 주굴과 지굴의 길이가 760m다      단양|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천연기념물 제261호인 석회암동굴인 온달동굴. 약 4억5000만 년 전 생겨난 것으로 추정되는데, 주굴과 지굴의 길이가 760m다 단양|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관광지 뒤편 해발 427m 성산 자락에 있는 온달산성은 삼국시대에 축조한 산성이다. 길이 683m, 최고 높이 10m, 두께 4m이다. 국내 돌로 쌓은 산성 가운데 원형이 잘 보존된 것 중 하나이다. 온달산성에 올라서면 남한강, 소백산, 태화산이 어우러진 경치가 장관이다. 다만 성인 걸음으로 30여 분 경사가 좀 있는 산길과 계단 오르는 수고를 각오해야 한다. 이곳에서 방터와 소백산 휴양림을 거쳐 단풍 명소 고드너머재(보발재)까지 12km 트레킹도 할 수 있다. ‘소백산 자락길’ 중 6번째 ‘온달평강 로맨스길’의 일부이다.
성 북동쪽 남한강 절벽 아래에는 온달동굴이 있다. 약 4억5000만 년 전 생겨난 것으로 추정되는 동굴이다. 주굴과 지굴의 길이가 760m인 석회암 천연동굴이다. 동굴 안이 서늘해 한여름 더위를 식히기 좋다.


단양|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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