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동 FC서울 감독.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설마 했던 ‘현직 감독 빼가기’가 현실화된 K리그의 분위기가 좋을 리 없다. 당장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토트넘(잉글랜드)과의 ‘2024쿠팡플레이시리즈’ 1차전에서 ‘팀 K리그’를 이끌 감독이 사라져 한국프로축구연맹은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K리그 감독들도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만 쉽게 의견을 낼 만한 상황이 아니다.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22라운드를 앞두고 만난 FC서울 김기동 감독과 대전하나시티즌 황선홍 감독은 “딱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공교롭게도 두 감독들은 선임 프로젝트가 시작됐을 당시 홍 감독과 ‘국내 지도자 범 후보군’에 속했다. 다만 김 감독은 일찌감치 “난 떠나지 않는다”고 잔류를 선언했고, 대전하나에 부임하기 전까지 23세 이하(U-23) 대표팀을 이끈 황 감독은 좀더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으나 2024파리올림픽 지역예선을 겸해 카타르에서 개최된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실패로 자연스레 후보군에서 멀어졌다.
대전하나시티즌 황선홍 감독.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황 감독은 “죄송스럽지만 지금은 팀에 대해서만 고민하고 있다. 그 부분(감독 선임건)은 KFA와 홍 감독이 잘해 나갈 것이라 생각한다. 당면한 경기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김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 일원으로 활동하는 것도 아니고 KFA에서 뭔가 업무를 하는 것도 아니다. 외부 이야기를 귀동냥할 뿐이다. 내겐 팩트가 없다.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다만 김 감독은 개인적 의견을 살짝 곁들였다. 홍 감독의 선임 소식이 놀라웠느냐는 물음에 “대표팀은 수장을 빨리 데려올 필요가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도 처음 부임할 때 말이 많았다. 2022카타르월드컵으로 가기 전까지도 그랬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른다. 일단 상황을 지켜본 뒤 이야기해도 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고 조심스런 입장을 덧붙였다.
상암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