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 실바와 유서연이 19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페퍼저축은행과 홈경기에서 승리한 뒤 서로를 안아주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KOVO

GS칼텍스 실바와 유서연이 19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페퍼저축은행과 홈경기에서 승리한 뒤 서로를 안아주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KOVO



GS칼텍스가 확실히 살아나고 있다.

GS칼텍스는 19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정규리그 4라운드 홈경기에서 페퍼저축은행을 세트스코어 3-0으로 완파하고 소중한 시즌 3승(19패)째를 챙겼다.

4라운드에만 2승째다. 올스타 휴식기에 비시즌 전지훈련을 방불케 하는 혹독한 담금질로 몸과 마음을 재정비한 GS칼텍스는 7일 풀세트 접전 끝에 선두 흥국생명을 꺾은 데 이어 이날은 시즌 첫 셧아웃 승리로 활짝 웃었다.

구단 최다 기록인 14연패에 빠지는 등 극도의 부진 속에 이미 봄배구 진출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처지가 됐지만, 뒤늦게나마 반등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실제로 GS칼텍스는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페퍼저축은행전에 앞서 치른 정관장, 도로공사와 대결에서도 비록 패했지만 모두 풀세트 승부를 펼치며 승점 1점씩을 보탰다. 3라운드까지는 볼 수 없었던 경기력이다.

GS칼텍스의 반등에는 외국인 주포 실바의 역할이 크다. 시즌 초반 부상을 겪었음에도 이번 시즌 18경기(69세트)에서 545점을 뽑고 있다. 리그 1위다. 팀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4라운드 활약은 특히 눈부시다. 50점 이상을 뽑은 것만 2차례다. 오픈과 서브 1위, 공격종합 3위로 V리그 여자부를 지배하고 있다.

코트 밖에서도 실바는 ‘선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외국인선수임에도 누구보다 강한 책임감으로 어린 선수들을 어르고 달래며 팀을 이끌어간다는 게 구단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그런데도 실바는 “간혹 불안감도 있지만, 함께 뛰는 이들이 있어 이겨낸다”며 공을 동료들에게 돌린다.

주장 유서연도 숨은 영웅이다. 누구보다 마음고생이 심했음에도 연패 기간 특유의 미소와 밝은 에너지로 잔뜩 위축된 선수들에게 끊임없이 힘을 불어넣었다. “솔직히 나도 후배나 동생이 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고 털어놓을 정도였지만, 한 번도 포기한 적이 없었다.

실력도 주장답다. 페퍼저축은행전에선 팀 내 2번째로 많은 16점을 올리며 실바와 날개 공격을 이끌었다. “경기나 훈련 중 실바의 도움을 많이 받는다. 팀이 빛나야 선수도 빛난다. 좋은 분위기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것이 유서연의 굳은 의지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