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최대 고비 지나는 선두 흥국생명…김연경 “모두 기복 있기 마련, 우리에게는 지금이 중요해”

흥국생명 김연경. 사진제공｜KOVO

“우리에게는 지금이 중요합니다.”

V리그 여자부 선두 흥국생명은 16일 페퍼저축은행과 원정경기부터 2연승을 거뒀다. 21일 홈경기에서 IBK기업은행을 제압하고 승점 50(17승5패) 고지에 선착했다. 하지만 아직 좌불안석이다. 경기력이 만족스럽지 못해서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은 “(21일 경기에서) 모처럼 승점 3을 땄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 경기였다”며 “공격, 블로킹, 리시브에 수비까지 풀리지 않았다. 다만 상대가 좀 더 풀리지 않았을 뿐”이라고 씁쓸해했다.

흥국생명은 전반기 1위다. 후반기에도 선두는 계속 지키고 있다. 단, 2위와 격차를 벌리지 못해 아쉬운 상황이다. 풀세트 접전이 많아서다. 흥국생명은 7일 GS칼텍스와 원정경기에서 풀세트 끝에 덜미를 잡히더니 그로부터 3경기 연속 풀세트 경기를 치렀다. 모두 뒷심이 부족해 승점 3을 온전히 따지 못한 채 한두 점을 얻는 데 그쳤다. 일시 교체 외국인선수이자 팀 내 유일한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마테이코가 기복을 보이자, 부담을 떠안은 국내선수들이 하나둘씩 지쳐 버리는 탓이 컸다.

이 기간 간판스타 김연경(37)이 흥국생명을 더는 무너지지 않게 지탱했다. 김연경은 21일 경기에서도 세트별로 심하게 기복을 드러낸 마테이코의 몫까지 상쇄했다.

경기를 마친 뒤 김연경은 “전반기 때는 모든 게 잘 풀리는 듯했지만, 체력적으로 힘에 부치는 시기는 오기 마련”이라며 “나와 우리 모두 기존 외국인선수(투트쿠)가 (무릎 부상으로) 이탈하고 나서 오는 부담을 느끼곤 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그럼에도 공격은 물론 수비 역시 전보다 리시브 범위를 넓게 해 팀을 더 많이 돕고 싶은 마음”이라고 밝혔다.

김연경에게는 지금이 몹시 중요하다. 그는 2022~2023시즌 V리그에 복귀해 매 시즌 우승에 도전했지만, 두 시즌 모두 뒷심이 부족했다. 올 시즌 다시 찾아온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

김연경은 “우리 팀이 최근 몇 년 계속 상위권을 달리고 있는 것만으로도 분명 고무적이다. 다만 정규리그 6개월 동안 기복은 생기기 마련”이라며 “위기가 찾아올 때 그 상황을 견디고 바꿔서 극복해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에게는 지금이 중요하다. 적잖은 패배를 기록하곤 했지만, 지금부터 승점 관리가 관건이다. 우리 팀 모두에게는 끝까지 잘 해내리라는 믿음이 있다. 모두를 믿고 남은 시즌 잘 싸워보겠다”고 다짐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