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선수단은 지난해 12월 18일부터 동계전지훈련에 돌입한 터라 이번 겨울이 몹시 길게 느껴진다. 피로가 역력하지만, 혹독한 가고시마 전훈을 짧은 외출, 일본 현지 팬들의 열성, 온천 담소로 극복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제주 선수단은 지난해 12월 18일부터 동계전지훈련에 돌입한 터라 이번 겨울이 몹시 길게 느껴진다. 피로가 역력하지만, 혹독한 가고시마 전훈을 짧은 외출, 일본 현지 팬들의 열성, 온천 담소로 극복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제주 SK 선수들에게 이번 겨울은 몹시 길다. 지난해 11월 24일 대전하나시티즌전(1-2 패)을 끝으로 2024시즌을 마친 뒤 곧장 2025시즌 준비에 돌입한 터라 벌써 녹초다.

지난해 12월 18일 클럽하우스에서 동계전지훈련에 돌입한 선수들은 지난달 18일부터는 일본 가고시마로 옮겨 담금질을 이어가고 있다. 가고시마에 도착한 뒤로는 오전 훈련만 3시간씩 소화했지만, 휴식일이 단 하루였기에 선수들의 얼굴에는 피로가 역력하다.

숙소인 시로야마 호텔 9층에선 오후 시간 선수들이 졸린 눈을 비비며 빨래 주머니를 들고 돌아다니는 모습이 자주 포착됐다. 애초 오전 훈련 후에는 자유시간이지만, 김학범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보강훈련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선수들을 대상으론 추가훈련을 이어갔다. 온전히 쉬지 못하고 치료실을 오가는 선수도 많았다.

그러나 코칭스태프는 채찍만 휘두르진 않았다. 가고시마 전훈이 4일 끝나는 만큼, 막바지에는 융통성을 발휘했다. 식사의 경우 숙소에서 매 끼니 해결하는 게 원칙이지만, 최근에는 코칭스태프에게 보고할 경우 점심시간에 잠시 외출할 수 있게 했다.

마침 제주에는 장민규, 유인수, 송주훈, 남태희 등 일본 J리그 무대를 누볐던 선수들이 많다. 적지 않은 선수들이 일본어가 능통한 동료들과 함께 삼삼오오 셔틀버스를 타고 시내로 나가 점심식사를 하며 팀워크를 다지기도 했다.

일본 현지 팬들도 제주 선수들에게는 큰 힘이 됐다. 예전부터 J리그 출신 제주 선수들을 응원하는 일본인 팬들이 많았는데, 이 중 다마라는 여자 팬은 제주 선수들의 훈련장인 가고시마 후레아이 스포츠 아일랜드를 찾아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선수들을 보러 숙소까지 찾아오는 현지 팬들도 적지 않았다.

온천 담소 역시 선수들에게 위로가 됐다. 숙소 5층 온천은 무료로 즐길 수 있었는데, 늦은 시간까지 운영하는 까닭에 선수들의 발길이 잦았다. 선수들은 노천탕에서 저마다 고민거리를 토로하며 위로를 주고받았다.

전훈이 막바지에 이른 2일 밤에도 저연차 선수 6~7명이 노천탕에 모였다. 이들은 이튿날 오후 훈련 진행 여부를 비롯해 체중 고민을 털어놓는 등 여느 20대 청년들과 다름없는 모습이었다.


가고시마(일본)|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