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김학범 감독은 새 시즌에도 험로가 예상되지만, 선수층을 두껍게 해 팀의 체질을 완벽하게 개선하면 탄탄대로가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제주 김학범 감독은 새 시즌에도 험로가 예상되지만, 선수층을 두껍게 해 팀의 체질을 완벽하게 개선하면 탄탄대로가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제주 SK는 2024시즌 천신만고 끝에 K리그1 잔류에 성공했다. 부상자가 속출하면서 도약의 동력을 잃은 탓에 먹구름이 드리웠으나, 뒷심을 발휘해 강등 위기를 넘겼다.

기업구단의 체면이 말이 아니었다. 김학범 감독(65) 역시 7시즌 만에 복귀한 K리그 현장에서 자존심을 구겼다. 다행히 파이널라운드 그룹B(7~12위)에서 2승2무1패를 거두며 잔류를 확정하는 동시에 새 시즌 희망까지 밝혔다.

물론 가만히 있지 않았다. 겨울이적시장 동안 최영준(수원 삼성), 이주용(인천 유나이티드), 구자철(은퇴) 등 베테랑들과 작별한 뒤 김륜성, 장민규 등 영건들을 대거 수혈하며 체질 개선에 돌입했다. 부지런히 발품을 팔면서 자신이 추구하는 ‘전방압박, 많은 활동량, 공간 활용을 앞세운 축구’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몰두했다.

일본 가고시마 전지훈련을 마친 3일 김 감독의 표정은 결연했다. 그는 “선수들의 전술 적응도가 80%를 넘어선 게 이번 전훈의 최대 수확이다. 완전체 전력을 구축하고자 외국인 스트라이커와 윙포워드 영입 역시 추진하고 있다”며 “전력 보강이 완전히 이뤄지진 않았지만, 우리가 지향하는 축구를 버릴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쏠쏠한 선수들을 다수 영입했지만, 김 감독은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는다. FC서울, 울산 HD, 전북 현대 등 제주 이상으로 전력을 보강한 팀이 많아서다. 김 감독은 제주가 파이널A(1~6위) 진입과 2026~2027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 등의 목표를 달성하려면 공격력 강화가 절실하다고 판단한다.

그는 “우리는 지난 시즌 리그 득점 부문 최하위(38골)에 그쳤다. 프리킥 골이 없었고, 코너킥 상황에서도 2골밖에 넣지 못하는 등 긍정적 변수를 만들어내지 못했다”며 “골이 터지지 않다 보니 우리 스스로 내려앉는 축구를 하기 급급했다. 우선은 화력을 개선해 강등권을 벗어난 뒤 더 높은 곳을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법은 결국 ‘원팀’이다. 김 감독은 가고시마 전훈 내내 팀워크를 다지는 데 초점을 맞췄다. 걸출한 주득점원이 없다면, 여러 선수가 고루 득점하는 형태로 화력을 끌어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자신과 제주 모두 새 시즌에도 시험대에 서지만, 상황을 비관하지 않는다. 지금의 역경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팀이 완벽하게 체질을 개선할 수 있도록 이끌겠다는 생각뿐이다. 김 감독은 “제주에서 한 시즌을 치러보니, 원정경기 이동 시 거리가 멀고 교통수단이 불편해 선수들의 컨디션을 관리하기 힘들었다. 목표를 달성하려면 선수층을 두껍게 만들어야 한다”며 “성적, 경쟁력, 마케팅 모두 챙길 수 있도록 최소한 홈경기에서만큼은 압도적 모습을 보이겠다. 새 시즌을 잘 넘기면 그 뒤로는 탄탄대로가 열릴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가고시마(일본)|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