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셈 싱 감독이 6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 열린 영화 ‘더 폴: 디렉터스 컷’ 내한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타셈 싱 감독이 6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 열린 영화 ‘더 폴: 디렉터스 컷’ 내한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6년 만에 재개봉한 예술 영화 ‘더 폴’이 예상치 못한 반전 흥행에 성공하며 조용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톱배우들이 나선 규모 큰 상업 블록버스터도 고배를 마시는 극장 불황기에도 이례적 흥행을 기록 중인 가운데, 영화를 연출한 타셈 싱 감독이 한국을 찾아 관객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2008년 극장에 걸렸던 ‘더 폴: 오디어스와 환상의 문’에 일부 장면을 추가하고 4K 리마스터링해 ‘더 폴: 디렉터스 컷’이라는 제목으로 지난해 12월 25일 재개봉한 영화는 이달 5일까지 누적 관객 10만2403명을 모았다. 독립 예술 영화로 소규모 개봉했음에도 상업 영화를 포함한 전체 박스오피스 10위권 안에 꾸준히 들며 16년 전 개봉 당시보다 5배가 넘는 관객을 모으며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같은 ‘더 폴’의 성과는 씨네필 사이에서 “숨겨진 명작”으로 입소문을 탄 덕분이다. 영화는 하반신이 마비된 스턴트맨이 입원한 병원에서 만난 꼬마에게 다섯 전사에 대한 환상적인 가상 이야기를 들려주는 내용으로, 희망을 잃은 사람이 삶의 의미를 회복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사진제공|오드 AUD

사진제공|오드 AUD

특히 영화는 스턴트맨이 전하는 가상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환상적이고 초현실적인 장면을 CG나 세트가 아닌 28개국에서 로케이션 촬영으로 완성해 놀라움을 자아낸다. 이에 관객들 사이에서는 “극장의 큰 스크린으로 봐야 하는 작품”으로도 꼽히고 있다.

이렇듯 ‘더 폴’이 “좋은 영화는 언젠가 인정받는다”는 불변의 진리를 재개봉을 통해 입증하자, 타셈 싱(63) 감독은 생애 첫 한국 방문에까지 나섰다. 재개봉 영화로 연출자가 내한하는 것 또한 이례적인 경우다.

싱 감독은 6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한국의 이례적 흥행으로 인해 “영화가 부활한 느낌”이라며 “장애를 지녀 기어다니기만 하던 아기가 20여 년 만에 다시 달리는 걸 보는 기분이다. 이렇게 한국 관객들에게 재조명을 받는다는 것이 정말 놀랍다” 감격했다.

이어 그는 “흥미를 끄는 소재가 있다면 한국에서도 영화를 만들어 보고 싶다. 다른 문화를 가진 나라는 또 다른 행성 같다. 특히 한국은 행성을 넘어 다른 차원의 유니버스에 가까운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