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왕고래’ 발표에 포항시민들 허탈

입력 2025-02-07 10:3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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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영일만 앞바다 ‘대왕고래’ 유망구조에서 탐사 시추 작업을 하고 있는 시추선 ‘웨스트카펠라호’. 사진제공ㅣ한국석유공사

포항 영일만 앞바다 ‘대왕고래’ 유망구조에서 탐사 시추 작업을 하고 있는 시추선 ‘웨스트카펠라호’. 사진제공ㅣ한국석유공사



산업부 “시료 경제성 희박…6개 유망구조 탐사에 유용하게 활용”
포항시 “산업부 너무 성급한 발표아니냐, 좀더 정밀검사 해봐야”

“이번엔 정말 기대했는데, 허탈하네요…”

지난 6일 포항 영일만 앞바다 가스전 개발사업인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1차 탐사 시추 결과가 경제성이 희박하다는 산업부 측의 발표를 접한 서종락(63.북구 대련리)씨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면서 그는 “산업부가 너무 성급하게 발표하는 게 아니냐”라면서 “정확한 데이터 분석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발표해도 늦지 않은데…”라고 아쉬움을 보였다.

서씨의 이런 아쉬움은 지난 1970년대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포항에 석유가 발견됐다고 발표했다가 해프닝으로 끝난 아픈 과거 사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1차 탐사시추 결과 브리핑에서 “가스 징후가 잠정적으로 일부 있었음을 확인했지만 그 규모가 유의미한 수준이 아니라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결과를 후속 탐사에 활용한다고 강조하며 심해 가스전 개발 사업 전체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산업부 관계자는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전반적으로 양호한 석유 시스템 구조를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이번 시추 중 획득한 시료 데이터는 나머지 6개 유망구조 후속 탐사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고 했다.

산업부의 갑작스런 발표를 접한 포항은 참담한 분위기다.

지난 4일 포항시가 ‘대왕고래 프로젝트’와 연계한 지역자원시설세 입법화를 발표한 데 이어 국민의힘 김정재 (포항 북구) 국회의원이 다음날 관련 개정안을 대표발의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온지 불과 이틀만에 이런 일이 터졌기 때문이다.

더구나 산업부 발표 하루 전 대왕고래 추가 예산 반영을 촉구하는 1000만명 범시민 서명운동까지 벌이기로 했는데 시작도 못해보고 중단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포항시는 일단 정확한 데이터 분석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1차 시추를 통해 채취한 시료는 아직 정밀 분석이 남아 있어 섣부르게 판단할 일은 아닌 것 같다”며 “한 번에 성공하면 좋겠지만 정부가 최소 5차례 탐사 시추를 진행한다고 했던 만큼, 좀더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범시민 서명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김영헌 포항시의원도 “최종적인 결과가 8월에 나온다고 하니 좀 기다려 봐야 할 것 같다”면서 “산유국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나머지 6개 공구 모두 테스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포항ㅣ김명득 스포츠동아 기자 locald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김명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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