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여자부 3위 정관장이 15년 전 우승 시나리오를 재현할 수 있을까. 사진제공|KOVO

V리그 여자부 3위 정관장이 15년 전 우승 시나리오를 재현할 수 있을까. 사진제공|KOVO


V리그 여자부 3위 정관장이 15년 전 우승 시나리오를 재현할까.

정관장은 7일 홈경기에서 현대건설을 꺾고 승점 50(18승8패) 고지에 올랐다. 현재로서 플레이오프(PO·3전2선승제) 진출이 유력하다. V리그에서는 3, 4위 승점 차가 3 이내에서 정규리그가 끝나는 경우 준PO가 개최되는데, 4위팀 성적이 저조하다. 4위 IBK기업은행은 12승15패 승점 37이다. 두 팀간의 격차가 매우 크다. 정관장이 급격하게 난조에 빠지지 않는 이상 IBK기업은행이 잔여 9경기에서 격차를 좁히기가 쉽지 않은 분위기다.

정관장은 4위로부터 도망가기보다 2위를 노리는 게 현실적이다. 현대건설과의 격차가 크지 않다. 두 팀이 동시에 26경기를 치른 10일 기준으로 승점 차는 3에 불과했다. 여기에 최근 현대건설은 아시아쿼터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위파위가 크게 다치는 바람에 전력 손실이 크다. 위파위는 공·수 양면에서 살림꾼 노릇을 했다. 이 역할을 대체할 선수가 마땅치 않기에 공백에 따른 여파가 매우 클 수 있다. 즉, 현대건설은 이번 시즌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정관장에게는 2위 등극의 찬스가 찾아왔다. 물론 준PO가 개최되지 않는 한, 현행 제도에서 2위가 갖는 메리트가 크지 않은 게 사실이다. 3전2선승제에서 1, 3차전을 홈구장에서 치르는 게 전부다. 그럼에도 정관장이 남다른 동기를 품을 이유는 있다. 기분 좋은 기억이 있어서다. 정관장은 전신 KT&G 아리엘즈 시절이었던 2009~2010시즌 리그 2위 등극 후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차지했다. 2011~2012시즌 리그 1위 확정에 이어 통합우승을 이룬 바 있지만, 그 이전까지는 ‘업셋’ 우승 기운이 남다른 팀이었다.

최근 흐름 또한 좋다. 정관장은 지난달 30일 홈경기, 2일 원정경기에서 흥국생명과 두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패했지만 7일 경기에서 승리하며 다시 좋은 흐름을 회복했다. 5라운드 이후 2경기에서는 아시아쿼터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메가(50점·49.48%), 외국인 아웃사이드 히터 부키리치(47점·44.68%) 등 이번 시즌 상승세를 이끄는 주포가 모두 건재했다. 국내 아웃사이드 히터 표승주, 미들블로커(센터) 정호영, 박은진이 보태는 힘 또한 만만치 않다.

넘어야 할 산은 있다. 현대건설전에서 1·2라운드 패배 후 3라운드부터 3연승을 달리는 것은 고무적이지만, 흥국생명을 넘어야만 우승 시나리오를 재현할 수 있다. 정관장은 이번 시즌 흥국생명과 맞대결에서 1승4패에 그쳤다. 흥국생명과는 다음달 1일 대전 홈경기에서 6라운드 마지막 맞대결을 치른다. 더 높은 곳에 오르기 위해서는 이날 흥국생명전에서 고무적 요소를 보이는 게 중요하다. 정관장이 15년 전 우승 시나리오를 재현할지 궁금하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