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새론이 25세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음주 운전 사고로 활동을 중단했으나 최근까지 의욕적으로 복귀를 준비하던 ‘연기 천재’의 안타까운 사망 소식에 연예계가 충격에 빠졌다.

김새론은 16일 서울 성동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집에 방문한 친구가 심정지 상태로 쓰러져 있는 김새론을 발견하고 이날 오후 5시께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고인 자택의 외부 침입 등 범죄 혐의점은 없다 보고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인 가운데, 17일 서울아산병원에 빈소가 마련됐다. 발인은 19일 오전이다.

O최연소 칸 진출한 ‘연기 천재’

한 살이던 2001년 육아잡지 ‘앙팡’ 표지 모델로 나선 김새론은 2009년 한불합작 영화 ‘여행자’ 주연을 맡으며 아역 배우로서 본격 활동을 시작했다. 극 중 부모에게 버려진 아이의 슬픔을 절절하게 연기해 ‘연기 천재’란 평가를 들으며 한국 배우 최연소로 칸 국제영화제 레드카펫까지 밟았다. 2015년 또 다른 주연작 ‘도희야’로 다시 칸의 부름을 받으며 10대에 두 번이나 칸 국제영화제에 초청되는 이례적 기록까지 세웠다.

그를 대중적으로 널리 알린 작품은 600만 관객을 넘게 모은 2010년 ‘아저씨’다. 전직 특수요원이 지키고 싶은 옆집 소녀 소미 역을 맡아 함께 주연한 원빈과 흥행을 이끌었다.

이 외에도 1인 2역을 소화한 ‘이웃 사람’과 섬세한 연기를 펼친 위안부 소재의 ‘눈길’을 비롯해 ‘화려한 유혹’, ‘마녀보감’, ‘레버리지: 사기조작단’, ‘우수무당 가두심’ 등 다양한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하며 아역을 넘어 성인 연기자로서의 존재감도 확실히 보여줬다. ‘쇼! 음악중심’ MC를 맡는가 하면 예능 ‘도시어부’ 등에서 예능감을 선보이며 활동 폭도 넓혔다.

영화 ‘여행자’, ‘도희야’, ‘아저씨’ 스틸, 사진제공|영화사 진진·무비꼴라주·CJ ENM

영화 ‘여행자’, ‘도희야’, ‘아저씨’ 스틸, 사진제공|영화사 진진·무비꼴라주·CJ ENM

O음주 운전 사고와 구설수

승승장구하던 김새론의 연예 활동은 2022년 5월 음주 운전 사고 이후 ‘올스톱’ 됐다. 면허 취소 수준의 만취 상태에서 운전을 하다 가드레일·가로수·변압기 등을 잇달아 들이받은 사고를 내고 200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로 인해 출연하려던 드라마 ‘트롤리’에서 하차했고, 촬영을 마친 넷플릭스 ‘사냥개들’에서도 대폭 편집됐다.

자숙 중에도 남자 연예인과 함께 찍은 사진을 SNS에 올려 불거진 ‘셀프’ 연애설, 술파티, 홀덤바 목격담 등 여러 논란에 휩싸이며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생활고를 호소하며 카페 아르바이트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으나 해당 사진이 조작된 것이란 의혹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5월에는 연극 ‘동치미’로 복귀하려 했지만, 대중의 반대 의견에 부딪혀 ‘건강상 이유’를 들어 하차했다. 그러다 8월 아이브라더스의 ‘비터스위트’(Bittersweet) 뮤직비디오에 출연했고, 이후 영화 ‘기타맨’ 촬영까지 마쳤다. 올해 상반기 공개 예정인 ‘기타맨’은 그의 유작이 됐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