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꼴찌 이미지 벗고 창단 첫 10승 성과…페퍼저축은행, ‘장소연호’와 밝히는 미래

페퍼저축은행 장소연 감독이 19일 광주 정관장전에서 셧아웃 승리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KOVO

V리그 여자부 6위 페퍼저축은행이 장소연 감독 체제에서 진일보했다는 평가다.

페퍼저축은행은 19일 정관장과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으로 이겨 창단 첫 한 시즌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했다. 5일 GS칼텍스전에서 시즌 9승을 챙긴 이후 패배를 거듭해 아홉수가 길어지는 듯했다. 그러나 아홉수보다 페퍼저축은행 기운이 더 강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우승 후보 정관장을 셧아웃으로 낚고 기어이 10승(19패·승점 30)을 달성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창단 4시즌 만에 시즌 10승을 기록했다. 정규리그 36경기 중 채 절반도 되지 않는 수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목표였다. 페퍼저축은행은 2021~2022시즌 31경기 중 3승, 2022~2023시즌과 지난 시즌 모두 36경기 중 5승에 그쳤다. 이 때문에 최근 수년간 전력 보강에 열을 올리고도 섣불리 목표를 상향하기 어려웠다. 올 시즌 목표 역시 10승이었다.

페퍼저축은행이 장 감독 체제에서 팀 색깔을 찾은 게 한몫했다. 페퍼저축은행은 명 미들블로커(센터) 출신 장 감독과 함께 높이를 보강했다. 장신 미들블로커 장위(중국·197㎝)를 품은 것 또한 적잖은 영향이 있었지만, 단순히 중앙뿐 아니라 사이드 블로킹까지 개선됐다.

실제로 지난 시즌과 비교해 페퍼저축은행의 세트당 블로킹은 2.057개(5위)에서 2.241개(4위)로 올랐다. 19일 여자부 최고 높이를 자랑하는 정관장을 꺾은 비결 또한 높이였다. 이날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박정아(7개)와 장위(5개)를 앞세워 팀 블로킹 18개로 정관장(3개)을 압도했다.

앞으로 만년 꼴찌 이미지를 벗는 게 중요하다. 페퍼저축은행은 2021~2022시즌부터 3연속 최하위(7위)를 기록했다. 올 시즌은 이를 벗어날 기회다. 현재 6위 페퍼저축은행은 최하위 GS칼텍스(승점 24)와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5위 도약도 불가능하지 않다. 남은 경기는 7경기다. 페퍼저축은행이 창단 이후 최고 순위를 이룰지 궁금하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