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그 자연이 네게 뭐라고 하니’로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로 꼽히는 베를린국제영화제에 경쟁 부문에 진출했던 홍상수 감독이 수상에 실패했다. 임신 소식을 전하며 만삭의 몸으로 홍 감독과 동반 참석할 것인지 관심을 모았던 ‘홍 감독의 연인’ 김민희는 이번 영화제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23일(한국 시각) 진행된 제75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폐막 및 시상식에서 최고 작품상인 황금곰상은 노르웨이 다그 요한 하우거루드 감독의 ‘드림스’에게 돌아갔다. 은곰상에 해당하는 심사위원대상과 심사위원상은 각각 브라질 가브리엘 마스카로 감독의 ‘더 블루 트레일’과 베네수엘라 아반 푼도 감독의 ‘더 메시지’가 받았다.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의 초청 받은 한국 영화 가운데 유일하게 경쟁 부문에 진출했던 홍 감독의 33번째 장편 영화 ‘그 자연이 네게 뭐라고 하니’는 아쉽게 수상에 실패했다. 홍 감독은 앞서 베를린국제영화제의 초대장을 무려 9번이나 받고 5번의 은곰상을 품에 안았던바, 이번 영화로 6번째 수상 및 최고상인 황금곰상 수상까지 노렸으냐 결과는 ‘최종 불발’로 마무리됐다.

한편, 한 젊은 여성이 남자 친구를 가족들에게 데려가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그 자연이 네게 뭐라고 하니’는 2017년부터 불륜임을 인정하고 관계를 이어오고 있는 홍 감독과 김민희가 협업한 16번째 작품으로도 대중의 관심을 끌었다. 김민희는 이번 영화에 배우가 아닌 ‘제작 실장’ 타이틀로 참여했다.

특히 지난 1월 김민희가 홍 감독의 아이를 가져 올봄 출산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이 뒤늦게 전해지면서 김민희가 만삭의 몸으로 이번 영화제에 홍 감독과 함께 레드카펫에 모습을 드러낼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렸다. 김민희는 홍 감독과의 협업작으로 해외 영화제의 초대를 받았을 때마다 홍 감독과 동행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영화제서는 김민희의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 김민희가 홍 감독과 베를린에 출국하는 모습이 공항에 포착되기도 했으나, 정작 영화제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홍 감독은 하성국, 조윤희, 권해효 등 주연 배우들과 프리미어 및 기자간담회 행사에 참석했다.

김민희의 부재에도 홍 감독은 여전히 김민희에 대한 애정과 믿음을 드러냈다. 기자간담회에서 영화 작업 방식에 대한 질문을 받자 홍 감독은 “나와 어시스턴트, 붐 마이크 기사, 그리고 프로덕션 매니저 김민희까지 4명이 참여한다”고 밝혔다. 다른 스태프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으나 연인인 김민희의 이름만큼은 콕 집어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