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스타즈 김완수 감독. 스포츠동아 DB

KB스타즈 김완수 감독. 스포츠동아 DB



청주 KB스타즈 김완수 감독(48)은 사령탑으로 부임한 2021~2022시즌 팀을 정규리그-챔피언 결정전 통합우승으로 이끌었다. 그러나 이후 2시즌은 아픔의 연속이었다. 2022~2023시즌에는 ‘국보 센터’ 박지수(튀르키예 갈라타사라이·196㎝)의 공황장애 치료에 따른 이탈 여파로 정규리그 5위(10승20패)에 그쳤다. ‘박지수 원맨팀’이라는 비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계약 마지막 시즌이었던 2023~2024시즌에는 돌아온 박지수를 앞세워 정규리그 우승을 거머쥐었지만, 아산 우리은행과 챔피언 결정전에서 패했다. 재계약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다행히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개막에 앞서 2년간 재계약했다. 그러나 박지수의 해외 진출로 전력에 공백이 생긴 이번 시즌 역시 김 감독에게는 또 한번의 도전이었다. 무엇보다 ‘박지수 없이는 안 된다’는 편견을 깨야 했다.

악재가 끊이질 않았다. 꾸준히 4위 싸움을 펼친 가운데 나윤정, 염윤아, 김소담이 부상으로 전열을 이탈했다.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는 포워드 김민정까지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가드 허예은-슈터 강이슬-포워드 나가타 모에로 구성된 삼각편대의 체력 부담도 점점 커졌다. 김 감독은 정규리그 막판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버텨야 하는데, 이제 틀니까지 해야 할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다행히 신인 송윤하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친 덕분에 로테이션에 따른 고민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었다.

박지수의 공백을 팀 차원에서 메우고자 했던 선택이 적중했다. 수비조직력을 강화해 실점을 줄이는 선택을 했다. 득점할 때마다 두 팔을 양옆으로 펼치며 수비를 강조하는 김 감독의 제스처는 하나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결국 KB스타즈는 20일 용인 삼성생명과 원정경기에서 60-56으로 이겨 4강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진출을 확정했다. 김 감독은 약체라는 평가를 딛고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이제 김 감독의 시선은 우리은행과 PO를 향한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