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다음 시즌 V리그서 중국인 아시아쿼터 못보나…트라이아웃 신청 無

중국 내 ‘성대항 배구대회’ 개최의 여파로 다음 시즌 V리그 아시아쿼터 트라이아웃에 지원한 중국 선수가 없다. 현재 V리그 무대를 누비고 있는 현대캐피탈 신펑(왼쪽)과 페퍼저축은행 장위의 거취에도 눈길이 쏠린다. 사진제공｜KOVO

당분간 V리그에서 중국 선수의 모습을 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중국 선수 가운데 누구도 다음 시즌 V리그 아시아쿼터 트라이아웃 참가를 신청하지 않았다.

V리그에서 아시아쿼터 선수로 뛰려면 트라이아웃에 참가해야 한다. 지난해 5월 개최된 2023~2024시즌 트라이아웃에는 중국 선수가 8명(남자 3·여자 5명)이나 참가했고, 드래프트에서 5명(남자 2·여자 3명)이 V리그 구단들의 선택을 받았다. 남자부 신펑(현대캐피탈)과 장빙롱(전 OK저축은행), 여자부 장위(페퍼저축은행), 천신통(전 IBK기업은행), 황루이레이(전 흥국생명) 중 시즌 개막 직전 기량 미달로 퇴출당한 황루이레이를 제외한 모든 선수가 쏠쏠한 활약을 펼쳐 다음 시즌에도 ‘중국발 원군’을 기대케 했다.

그러나 2025~2026시즌 아시아쿼터 트라이아웃 참가를 신청한 중국 선수는 없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23일 “최근 2025~2026시즌 아시아쿼터 트라이아웃 참가자 접수를 마감했다. 남녀 선수 각 101명과 44명 중 중국 선수는 없었다”고 밝혔다.

배구계에선 올해 11월 중국에서 열릴 ‘성대항 배구대회’ 개최를 중국 선수들의 트라이아웃 참가 미신청 이유로 보고 있다. 이 대회는 중국 내에서 올림픽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리는 데다, 상금과 지원 규모도 큰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중국배구협회와 각 성 배구협회에서 대다수 해외파의 중국 복귀를 촉구했다는 후문이다.

한 구단 단장은 “최근 열린 임시이사회에서도 KOVO와 각 구단이 중국의 ‘성대항 배구대회’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배구계에선 이 사안을 크게 여기고 있다”며 “올 시즌 아시아쿼터 자원 중 중국과 이란 선수가 유독 좋은 기량을 과시한 만큼, 다음 시즌 중국 선수들을 노렸던 구단이 적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아직 V리그 무대를 누비고 있는 신펑과 장위의 거취도 눈길이 쏠린다. 현재 신펑과 장위는 아시아쿼터 드래프트를 통해 구단과 1년 계약을 맺은 신분이다. 구단에선 재계약을 희망하고 있지만, 선수가 해외 구단 이적 의사를 밝히면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재계약을 위해 현대캐피탈과 페퍼저축은행 모두 중국 내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수시로 선수, 에이전트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현대캐피탈 구단 관계자는 “지금 신펑의 에이전트를 통해 계속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올 시즌 정규리그 우승 주역으로 V리그에서 파괴력을 보여준 선수라 재계약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외모도 헌칠해 마케팅에도 큰 도움이 되는 선수다. 신펑만한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가 다음 시즌 트라이아웃에 나온다는 보장이 없다”고 밝혔다. 페퍼저축은행 구단 관계자 역시 “선수와 에이전트들이 중국 정부로부터 ‘성대항 배구대회’ 개최와 관련한 지침을 받은 것을 확인했다. 상황을 계속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