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선수들이 23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전하나와 ‘하나은행 K리그1 2025’ 2라운드 원정경기에서 2-0으로 이긴 뒤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울산 선수들이 23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전하나와 ‘하나은행 K리그1 2025’ 2라운드 원정경기에서 2-0으로 이긴 뒤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울산 HD는 지난해 K리그1 3연패에 성공했지만, 마냥 웃지만은 못했다. 베테랑 중심으로 스쿼드를 꾸린 까닭에 시즌 막판 극심한 체력 저하로 고전했다. 코리아컵 결승에선 포항 스틸러스를 넘지 못했고, 2024~20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에서도 5연패를 당하며 체면을 구겼다.

세대교체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시즌 후 여러 베테랑과 결별한 뒤 윤재석(22), 서명관(23), 허율(24), 문정인(27) 등 젊은 피를 대거 수혈했다. 이들이 기존 멤버들과 시너지를 일으켜 팀의 에너지 레벨을 끌어올리길 기대했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주전이 대거 바뀌면서 손발이 맞지 않았고, 영건들이 기존 베테랑들만큼의 기량을 보이지 못했다. 이달 12일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와 2024~2025시즌 ACLE 리그 스테이지 7차전 원정경기에서 1-2, 16일 안방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개막전에서 승격팀 FC안양에 0-1로 패하자 위기감이 커졌다.

그러나 김판곤 감독은 영건들을 믿었다. 23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대전하나시티즌과 K리그1 2라운드 원정경기를 앞두고도 걱정보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주변의 우려와 달리 영건들의 합류로 전력이 더 나아졌고, 조직력 역시 좋아지고 있다”고 강변했다.

다행히 영건들이 믿음에 보답했다. 22세 이하(U-22) 자원 윤재석이 이날 전반 7분 선제 결승골, 허율이 후반 13분 추가골을 터트리며 팀의 2-0 승리에 앞장섰다. 골키퍼 문정인과 센터백 서명관도 든든하게 뒷문을 지켰다.

지난 시즌 막판 팀의 발목을 잡은 에너지 레벨이 개선된 게 인상적이다. 경기 중반 이후에도 강한 압박으로 줄기차게 대전하나를 몰아붙였다. 이날 보여준 에너지 레벨을 잘 유지하면 K리그1 4연패에도 더욱 다가설 수 있다. 김 감독은 “영건들이 기대 이상으로 팀에 잘 녹아들고 있다. 조직력만큼이나 중요한 에너지 레벨을 시즌 끝까지 유지하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