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유강남이 대만 타이난 아시아-태평양국제야구훈련센터에서 포수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유강남이 대만 타이난 아시아-태평양국제야구훈련센터에서 포수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프리에이전트(FA) 계약 후 2년, 유강남(33)은 4년 계약 중 남은 절반 동안 롯데 자이언츠가 왜 자신을 영입했는지 증명해 보이겠다는 의지다.

유강남은 비시즌 동안 체중을 13㎏이나 줄였다. 지난해 7월 왼쪽 무릎 내측 반월판 연골 기시부 봉합 수술을 받은 그는 무릎에 쏠리는 부담을 덜고자 자신을 혹독하게 채찍질했다. 반월판 연골은 무릎이 받는 충격을 완화해 제 기능을 하도록 돕는 부위다. 앉았다 서는 동작을 반복하는 포수로서 이 부위를 다치는 것은 분명 치명적이다. 이에 포수로서 자부심이 큰 그는 가치를 다시 증명하기 위해 독하게 체중 감량에 나섰다.

다만 불안을 떨치는 게 중요하다. 재활기간만 약 7개월에 달했지만, 선수는 재발 우려를 갖기 마련이다. 무릎을 굽혔다 펴는 감각 또한 예전과 100% 같진 않다. 유강남은 “(감각은) 내가 적응하고 안고 가야만 하지 않겠느냐”며 “불안하다고 동작을 확실하게 하지 않다가 되레 통증이 생기는 수가 있다. 의료진으로부터 괜찮다고 소견이 나왔으니, 내가 불안해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불안해하지 않고 과감하게 움직이겠다. 그게 더 경기력에 지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강남은 이른바 ‘금강불괴’였다. 한 시즌 1000이닝을 수비하는 것 또한 너끈했다. 2020년부터 3년 연속 포수 수비이닝 1위에 오른 유강남이지만, 부상 앞에 장사가 없었다. 그는 “시즌 중 수술을 받는 게 처음이었다”며 “야구를 못해서 2군에 가는 것은 상관없는데, 아파서 야구를 못 하게 되니까 더욱 속상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재활기간 남은 야구인생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 번 넘어졌으니까, 이제 더는 아프지 않도록 확실하게 준비하게 됐다”며 “올해는 아프지 않고 한 시즌을 잘 치르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롯데 역시 유강남이 건강하게 뛰는 게 좋다. 포수 출신 김태형 감독이 지난해 손성빈, 정보근을 집중적으로 지도해 성장을 도왔지만, 김 감독은 육성에 방점을 찍기 위해선 안정적 주전 포수가 있는 편이 낫다고 강조해왔다. 여기에 마운드에 미치는 영향 또한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롯데는 2022년 팀 평균자책점(ERA) 4.45(8위)에 그쳤다가 유강남을 영입하곤 4.15(6위)를 기록했다. 유강남은 볼 배합은 물론 블로킹 등 수비에서 투수를 편안하게 해주는 능력이 탁월했다. ‘건강한 유강남’은 본인 못지않게 롯데가 원하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