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투어’ 즐기는 ‘라스트 댄서’ 김연경, “저 보러 오실거죠?”…흥국생명, 정규리그 우승 카운트다운

‘라스트 댄스’를 시작한 흥국생명 김연경이 21일 현대건설과 V리그 여자부 5라운드 원정경기 도중 환호하고 있다. 사진제공｜KOVO

‘배구여제’ 김연경(37·흥국생명)의 라스트 댄스가 점점 열기를 더하고 있다. 그가 향하는 모든 곳에 구름관중이 몰리고, 뜨거운 함성이 가득하다.

김연경은 은퇴 투어에 한창이다. 13일 GS칼텍스와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정규리그 5라운드 홈경기를 마친 뒤 “이번 시즌을 끝으로 성적과 관계없이 코트를 떠나겠다”고 선언한 그를 위해 모든 구단이 은퇴 기념행사를 마련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이 먼저 시작했다. 16일 화성종합체육관에서 벌어진 홈경기를 마친 뒤 자체 행사를 열어 김연경에게 선수들의 사인이 담긴 유니폼 액자와 꽃다발을 전달했다. 이에 다른 구단도 동참했다. 한국배구를 위해 헌신하고 V리그 흥행을 이끈 그의 은퇴는 모두에게 각별한 의미를 지녔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이 2번째 주자였다. 지난 시즌 흥국생명을 챔피언 결정전에서 꺾었고 이번 시즌에도 우승을 다툰 라이벌이지만, 김연경과 이별이 아쉽기는 마찬가지다. 21일 수원체육관에서 펼쳐진 홈경기에서 비록 세트스코어 0-3으로 완패했으나, 선수단 모두가 코트에 도열해 김연경에게 갈채를 보내고 사인 유니폼 액자와 꽃다발을 선물했다.

팬들의 호응도는 굉장히 높다. 평소에는 빈자리가 적지 않던 수원체육관이지만, 입장권 3800여장이 발매 하루 만에 완판됐다. 물론 김연경도 열심히 세일즈(?)에 나섰다. 자신의 친필 사인볼과 유니폼을 추첨을 통해 팬들에 선물하는 한편 “아직 시즌이 남아있지만, 얼마나 더 뛸지 모른다”며 더 많은 동참을 호소했다.

김연경의 은퇴 투어는 정관장전(3월 1일)~페퍼저축은행전(11일)~GS칼텍스전(20일)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흥국생명은 정규리그 조기 우승 카운트다운에 돌입했다. 5라운드까지 25승5패, 승점 73의 압도적 선두인 흥국생명은 25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릴 IBK기업은행과 홈경기에 이어 정관장과 원정경기까지 모두 잡으면 2022~2023시즌 이후 2시즌 만에 챔피언 결정전으로 직행한다.

물론 더 빨라질 수도 있다. IBK기업은행을 잡은 뒤 2위 정관장이 26일 GS칼텍스에 패하는 시나리오다.

한편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정규리그 우승이 확정되는 대로 챔피언 결정전에 대비할 계획인데, 컨디션 조절과 부상 예방을 위해 김연경의 출전시간은 안배할 것으로 보인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