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전 우승을 포함해 2개 대회에서 연속 톱10을 기록하며 상승 곡선을 그린 김아림이 27일 개막하는 HSBC  위민스 월드챔피언십에서 시즌 2승 및 통산 4승에 도전한다. AP뉴시스

개막전 우승을 포함해 2개 대회에서 연속 톱10을 기록하며 상승 곡선을 그린 김아림이 27일 개막하는 HSBC 위민스 월드챔피언십에서 시즌 2승 및 통산 4승에 도전한다. AP뉴시스


느닷없는 ‘늑장플레이 논란’에 휩싸인 김아림이 시즌 2승 및 통산 4승을 정조준한다.

김아림은 27일 싱가포르 센토사골프클럽 탄종코스(파72)에서 시작되는 2025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4번째 대회 HSBC 위민스 월드챔피언십(총상금 240만 달러‧34억 원)에 출격한다.

시즌 개막전 힐튼 그랜드 배케이션스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차지한 김아림은 파운더스컵을 건너 뛴 뒤 지난 주 태국에서 진행된 혼다 LPGA 타일랜드에서 6위에 올랐다. 비회원 신분이던 2020년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한 후 이듬해 LPGA 투어에 데뷔한 김아림의 2개 대회 연속 톱10은 2023년 8월(에비앙 챔피언십 공동 3위~프리드그룹 위민스 스코티시 오픈 공동 4위) 이후 1년 6개월 만이자 미국 진출 후 통산 두 번째.

지난해 11월 롯데 챔피언십에서 3년11개월 만에 2승을 달성한데 이어 올해 초반부터 챔피언트로피를 수집하고 연속 톱10을 달성하며 남다른 페이스를 자랑하고 있다. 특유의 장타 능력은 여전하고, 아이언 샷과 퍼팅 정확도가 향상되면서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5일 발표된 주간 여자골프 세계랭킹에서도 개인최고인 34위를 찍었다.

문제는 달갑지 않은 늑장플레이 논란에 휩싸였다는 점이다. 김아림은 혼다 타일랜드 3라운드 4번(파3) 홀에서 약 30㎝ 거리의 탭인 파 퍼트를 앞두고 ‘에임 포인트(홀컵을 바라본 채 두 발로 공 사이에 서서 그린 경사를 느끼는 것)을 했는데 이 장면이 24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되고 미국 언론까지 언급하면서 파장이 커졌다. 탭인 거리에서 에임 포인트를 한 것이 결코 박수를 받을 일은 아니지만, 최근 슬로 플레이 규제에 관한 목소리가 커지면서 평소 경기 속도가 느리지 않으 김아림이 일종의 ‘타깃’이 된 셈이다.

‘느림보 플레이어’란 오해의 시선을 걷어내기 위해서는 필드에서 이를 입증하고, 실력으로 증명하는 것이 필요하다. 시즌 초반 3개 대회 중 2개 대회에 나서 상금 1위, 올해의 선수 포인트 1위에 올라 있는 김아림으로선 상승세를 더 높이, 가파르게 끌어 올리는 게 좋다.

태국~싱가포르에 이어 다음주 중국으로 이어지는 LPGA 투어 아시안 스윙의 두 번째 대회인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은 국내 선수들과 유독 인연이 깊다. 이번 대회에 나서는 고진영은 2022년부터 2년 연속 패권을 차지했고, 2021년 김효주를 포함해 최근 5개 대회에서 한국 선수가 4승을 수확했다. 지난해 챔피언은 호주의 해나 그린이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