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진출’ 소기의 목표 달성한 ‘이창원호’, 사우디 넘고 13년만의 우승 실크로드 오른다!

U-20 대표팀이 23일 중국 선전 유소년훈련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우즈베키스탄과 2025 U-20 아시안컵 8강전 승부차기에서 3-1로 승리한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20세 이하(U-20) 대표팀은 소기의 목표를 달성했지만, 13년만의 아시아 정상 탈환이라는 더 큰 목표를 향해 달린다.

이창원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6일 오후 5시15분(한국시간) 중국 선전 유소년훈련경기장에서 열릴 2025 아시아축구연맹(AFC) U-20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맞붙는다.

‘이창원호’는 최우선 목표를 이뤘다. 23일 우즈베키스탄과 8강전에서 연장까지 3-3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3-1로 이겨 준결승에 올라 9월 칠레에서 개최될 2025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출전권을 따냈다.

하지만 대회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대표팀은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U-20 아시안컵 역대 최다 우승(12회)에 빛나는 한국이지만, 마지막 우승은 2012년 아랍에미리트(UAE) 대회 때다. 그만큼 최근 성적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2014년 미얀마 대회와 2016년 바레인 대회에선 조별리그에서 탈락했고, 2018년 인도네시아 대회 준우승에 이어 2023년 우즈베키스탄 대회 4강으로 정상 정복에는 실패했다.

물론 결승행을 다툴 사우디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요르단(1-0 승)~이라크(0-1 패)~북한(2-1 승)을 상대하며 조별리그 B조를 1위로 통과했고, 8강전에선 개최국 중국을 1-0으로 꺾었다. 4경기에서 2골만 내줬을 정도로 단단한 수비 조직력이 강점이다.

공격에서도 빠른 역습이 날카롭다. 이번 대회에서 2골·1도움을 기록 중인 윙어 사드 하카위가 첨병 역할을 맡는다. 포르투갈의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뛰고 있는 사우디리그 알나스르에서 뛸 만큼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다. 대회 4경기에서 6골을 허용해 뒷문 단속이 절실한 우리 수비진의 주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대표팀의 발걸음은 오히려 경쾌하다. 월드컵 진출을 이뤄 마음의 짐을 내려놓은 선수들의 능력이 사우디전에선 극대화할 수 있다. 이 감독은 우즈베키스탄전을 마친 뒤 “젊은 선수들의 좋은 성장 기회인 U-20 월드컵에 나서지 못할까봐 걱정이 많았다“며 “하지만 (준결승 진출로) 이제 부담감을 덜었다. 남은 경기에선 선수들이 잘하는 플레이가 마음껏 나올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대표팀은 날카로운 창끝에 다시 한번 기대를 건다. 골잡이 김태원(포르투갈 포르티모넨세)이 이번 대회 4골로 우즈베키스탄 무캄마달리 우린보예프와 함께 득점 공동선두에 올라있다. 사우디전에도 기세를 이어갈지 궁금하다.

한편 한국이 사우디를 넘는다면, 같은 날 벌어질 또 다른 준결승 호주-일본전 승자와 다음 달 1일 결승에서 격돌한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