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간판’ 차준환이냐, ‘亞 최초 봅슬레이 올림픽 메달리스트’ 원윤종이냐…체육회, IOC 선수위원 국내 후보 선정작업 스타트

대한체육회 평가위원회가 2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에서 남자피겨 ‘간판’ 차준환(왼쪽)과 아시아 최초 봅슬레이 올림픽 메달리스트 원윤종을 대상으로 IOC 선수위원 국내 최종후보를 선정하기 위한 비공개 면접을 진행했다. 스포츠동아DB·사진제공｜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

대한체육회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도전할 국내 최종 후보 선정 작업에 착수했다.

체육회 평가위원회는 2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에서 2026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동계올림픽 기간 치러질 IOC 선수위원 선거에 출마하기를 원하는 후보들을 대상으로 비공개 면접을 진행했다.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체육회 선수위원회, 국제위원회와 외부 전문가를 포함한 위원 9명으로 평가위가 구성된 가운데 남자 피겨스케이팅의 간판 차준환(23·고려대)과 아시아 선수 최초의 올림픽 봅슬레이 메달리스트인 원윤종(39)이 한다.

30분씩 배정된 면접은 자기소개 후 질의응답으로 이어지는 기업 채용처럼 진행됐다. 특히 IOC 선수위원 후보는 내년 동계올림픽 기간 선거운동을 펼쳐야 하는 만큼 외국어 능력을 확인하기 위해 평가위원 중 1명은 외국인이 맡았다. 후보들은 영어로 국내외 스포츠 발전 방안을 전달하는 한편 각자의 비전을 제시하는 데 공을 들였다.

차준환은 올해 1월 토리노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피겨 남자 싱글 동메달을 따냈고, 최근 하얼빈동계아시안게임에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다만 동계올림픽 실적이 없다는 점은 핸디캡이다. 그는 “현역 선수로 많은 소통을 해왔고, 2020년 스위스 로잔 IOC 본부에서 직접 2024강원유스동계올림픽 유치 연설도 했다”고 강조했다.

한국 봅슬레이의 선구자인 원윤종은 2018평창동계올림픽 4인승 파일럿으로 출전해 은메달을 땄다. 아시아 첫 올림픽 메달리스트로, 3차례 올림픽에 나섰다.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선수위원회에서도 활동했다. 그는 “선수 시절과 다른 긴장감이 있다. 과거 캐나다에서 1년간 거주하며 영어 공부를 했고, 여러 종목 선수들과 교류하며 빙상 종목 내 커뮤니티를 형성했다”고 어필했다.

평가위는 후보들의 국제대회 성과와 경력, 외국어 능력을 종합적으로 보는데, 27일 선수위원회 의결을 거쳐 최종 후보를 결정한다. IOC에 후보를 추천하는 기간은 다음 달 14일까지다.

핵심은 선거 경쟁력이다. 국내 관문 통과는 첫걸음이다. 2023년 8월 프로골퍼 박인비가 평가위 만장일치로 진종오(사격), 김연경(배구), 이대훈(태권도), 김소영(배드민턴)을 제치고 국내 후보로 선정됐으나, 2024파리올림픽 기간 선거에서 29명 중 18위에 그쳤다.

박인비는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여자골프 금메달리스트지만, 골프가 전통 올림픽 종목이 아니란 점에서 크게 부각되지 못했다. 역대 한국인 IOC 선수위원은 2004아테네올림픽 태권도 금메달리스트 문대성과 역시 아테네올림픽 탁구 남자단식 금메달리스트 유승민(현 대한체육회장) 등 2명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