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키리치에 박은진까지 다친 정관장, ‘시즌 아웃’ 위파위에 주전 컨디션 저하 현대건설…6R 화두는 2위 싸움 아닌 부상 관리

정관장이 봄배구를 앞두고 주축들의 줄부상에 신음하고 있다. 22일 5라운드 마지막 홈경기에서 외국인 공격수 부키리치(위)가 다친 데 이어 박은진이 26일 6라운드 원정경기에서 부상을 당했다. 공교롭게도 모든 상대는 GS칼텍스였고, 부상 부위마저 왼쪽 발목으로 같았다. 사진제공｜KOVO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플레이오프(PO) 자체가 아닌, 어떤 선수들이 출전하느냐다.”

고희진 정관장 감독이 26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GS칼텍스와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정규리그 6라운드 원정경기를 마친 뒤 이같이 말했다. 승점 3을 오롯이 챙겨야만 실낱같은 정규리그 1위 가능성을 이어갈 수 있었던 정관장은 이날 세트스코어 1-3으로 패했다.

정관장은 승점 58(21승10패)에 묶이면서 최근 11연승을 질주한 흥국생명(26승5패·승점 76)에 정규리그 우승을 ‘선물’했다. 우승을 헌납했을 뿐 아니라 정규리그 5라운드까지 전승을 거뒀던 GS칼텍스에 시즌 첫 패배를 당한 것도 아쉽지만, 더 뼈아픈 것은 핵심 미들블로커(센터) 박은진의 발목 부상이었다.

팽팽한 3세트 도중 수비 후 착지하는 과정에서 왼 발목을 접질렸다.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한참 고통을 호소한 박은진은 들것에 실려 나갔다. 고 감독은 3세트를 마치자마자 주전을 대부분 빼고 4세트에 나섰다. 사실상 경기를 포기한 것에 가까웠다.

어쩔 수 없었다. 최근 정관장에는 ‘부상 포비아’가 가득하다. 공교롭게도 22일 GS칼텍스와 5라운드 홈경기에서 외국인 주포 부키리치가 왼 발목을 다쳤고, 인대 파열로 최소 4주의 진단을 받았다. 일단 박은진의 부상은 부키리치보다는 덜해 보이나, 회복 후 실전 복귀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는 불투명하다.

정관장과 2위를 다투는 현대건설도 비슷한 고민에 빠졌다. 아시아쿼터 공격수 위파위가 무릎 십자인대 파열로 ‘시즌 아웃’ 판정을 받은 가운데 베테랑 미들블로커 양효진과 이다현은 각각 허리, 무릎 통증에 시달리고 있다. 당장 코트에 서지 못할 정도는 아니나, 확실한 관리가 필요하다.

정규리그 2위는 3전2선승제의 PO에서 홈 어드밴티지를 얻는다. 하지만 정관장과 현대건설은 무리해선 안 된다는 인식을 공유한다. 어차피 봄배구 진출이 확정된 만큼 2위 경쟁에 몰두하는 것보다는 불필요한 부상을 예방하고 컨디션을 관리하는 게 우선이라고 본다.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6라운드 잔여 경기는 페이스를 잘 조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달 25일 펼쳐질 여자부 PO 1차전까지 핵심 화두는 ‘관리’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