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골키퍼 문정인(앞)은 조현우의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주전 자리를 꿰찼다. 그러나  K리그1 3경기에서 1골만 허용하며 조현우의 공백을 잘 메우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울산 골키퍼 문정인(앞)은 조현우의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주전 자리를 꿰찼다. 그러나 K리그1 3경기에서 1골만 허용하며 조현우의 공백을 잘 메우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울산 HD 주전 수문장 조현우는 지난 시즌 울산 HD의 K리그1 3연패 주역이다. 2017시즌부터 2024시즌까지 8회 연속 K리그1 베스트11 골키퍼로 선정된 그는 고비마다 팀을 구한 수호신이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기술연구그룹(TSG)의 한 위원은 “울산은 조현우 덕분에 매 시즌 승점 12~15점을 벌었다”고 평가했다.

그런 조현우가 ‘하나은행 K리그1 2025’ 개막 직전 부상으로 이탈했으니, 울산의 걱정은 몹시도 컸다. 조현우는 지난달 12일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와 2024~20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동아시아권역 리그 스테이지 7차전 원정경기(1-2 패) 도중 상대 선수와 충돌해 코뼈가 부러졌다.

연령별 대표팀 출신 문정인(27)이 대안이었지만, 기대보다는 우려가 컸다. 지난 시즌 K리그2 서울 이랜드의 승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끈 주역이지만, 울산의 주전 골키퍼로선 무게감이 떨어졌다. 스스로도 울산 이적을 앞두고 조현우의 그늘을 의식하는 등 자신감이 약했다.

그러나 기우였다. 문정인은 K리그1 개막 후 FC안양(0-1 패)~대전하나시티즌(2-0 승)~전북 현대(1-0 승)를 상대로 든든히 골문을 지켰다. 그는 “생각보다 기회가 빨리 왔다. 언제든지 경기에 나설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한 덕분에 잘 버틸 수 있었다”고 밝혔다.

5시즌만의 울산 복귀는 문정인에게 큰 동기부여다. 울산 산하 유스팀인 현대중~현대고를 거친 그는 2017시즌 울산에 입단했지만, 기회를 잡지 못해 2020시즌 여름 서울 이랜드로 이적했다. 서울 이랜드에서 주전 경험을 쌓아 성장한 모습을 울산 팬들에게 보여주겠다는 의지였다.

문정인은 “데뷔전인 상하이 상강(중국)과 2019시즌 ACL 조별리그(H조) 최종 6차전(0-5 패)이 떠오른다. 경기 준비 과정과 실점 순간이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긴장했었다”며 “그동안 많은 경험을 하면서 긴장감을 이겨냈으니, 울산에서 다시 좋은 추억을 쌓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팀이 K리그1 4연패를 달성하는 게 내 개인 목표다. (조)현우 형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도록 골문을 잘 지키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