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이그에게서 ‘강한 1번’ 향기 맡은 키움 홍원기 감독 “긍정적 면 많다”

키움 홍원기 감독이 외국인타자 야시엘 푸이그의 리드오프 기용에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10일 시범경기 수원 KT전 도중 득점 후 동료들의 환영을 받는 푸이그. 수원｜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긍정적 면을 많이 봤다.”

키움 히어로즈 홍원기 감독은 11일 시범경기 수원 KT 위즈전을 앞두고 최근 외국인타자 야시엘 푸이그(35)의 리드오프 기용과 관련해 “나쁜 점보다 긍정적 면을 더 많이 봤다”고 말했다. 푸이그는 시범경기 개막전이었던 8일 창원 NC 다이노스전부터 3경기 연속 리드오프로 선발출장했다.

홍 감독은 새 시즌 ‘강한 테이블세터’를 구축하고자 한다. 이에 1, 2번 타순에 외국인타자 2명을 모두 배치했다. 그중에서도 선봉에 서는 푸이그의 역할이 중요하다. 홍 감독은 푸이그의 1번 배치 이유에 대해 “강한 타자를 앞에 두면 상대에게도 압박감이 생길 테고, 처음부터 강하게 밀어붙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푸이그는 홍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타격과 선구안 모두 준수했다. 리드오프로 나선 3경기에서 5타수 2안타 3볼넷 2득점을 기록했다. 10일 KT전에선 공을 침착히 골라내며 볼넷을 2개나 얻었다. 이후 상대 수비가 우왕좌왕하는 틈을 놓치지 않고 홈까지 밟기도 했다.

푸이그가 1번타자로 정착하면 키움이 얻을 이점은 한둘이 아니다. 타순이 한 바퀴 돈 뒤에는 사실상 중심타자 역할도 기대할 수 있다. 푸이그는 메이저리그(MLB) 시절에도 1번타자로 뛴 47경기에서 타율 0.279, 8홈런, 24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47로 중심타자 못지않은 성적을 남긴 바 있다.

새 시즌 푸이그의 활약이 중요한 키움은 정규시즌 개막 이전까지는 그의 몸 상태를 최대한 관리해줄 방침이다. 이에 따라 11일 경기에선 한 차례 쉬어간다. 전날 경기에서 등 부위에 가벼운 담 증세가 생기기도 했다. 홍 감독은 “시범경기이지 않으냐. 무리시킬 이유가 전혀 없다”며 “심각한 상황은 결코 아니고, 정규시즌 개막 이후가 더 중요하니까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다면 완전히 나을 수 있게 조치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수원｜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