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인생의 절반을 낭비하게 만들었다. 골프에 관련된 모든 순간이 너무 행복해 선택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골프의 재미는 인생을 낭비하게 할 정도란다. 오죽했으면 최고 권력자들이 ‘골프 금지령’을 내렸을까. 스코틀랜드의 제임스 2세가 활쏘기와 검술에 전념해야 할 젊은이들이 골프에 빠지자 금지령을 내렸고, 김영삼 대통령도 ‘공무원 골프 금지령’을 내려 경계했다. 그만큼 한번 빠지면 헤어날 수 없을 정도의 마력을 가진 운동이라는 방증일 것이다.

그러나 진정한 골퍼들은 골프에서 삶의 지혜를 배운다고 한다. 세계 명품 골프 코스에서 만나는 역사, 문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책이 우리 곁을 찾아와 삶의 지혜를 전해주고 있다. ‘골프 : 골프의 성지에서 깨달은 삶의 지혜’(윤영호·윤예성 지음 , 메디치 펴냄)가 그것이다.

저자인 골프칼럼니스트 윤영호 씨는 세계 명문 골프 코스를 직접 돌며 겪었던 경험담을 인문학과 접목해 다채로운 이야기를 빚어낸다. 골프의 성지인 스코틀랜드와 영국의 유서 깊은 골프장이 그의 주된 먹잇감이다. 링크스 골프 코스와 인랜드 골프 코스를 세세하게 안내하고, 골프의 역사를 날줄로, 골프와 자연을 씨줄로 엮어 ‘인문학의 돋보기’로 골프의 신세계로 이끈다.

골프의 매너와 잘못 알고 있는 상식, 스몰토크에 활용할 재미있는 정보, 스코어 향상의 비법 등을 양념으로 담았다. 이를테면 전 세계에서 폭탄테러를 가장 많이 당한 골프 코스는? 공으로 클럽하우스 창문 깨기 대회를 여는 골프 코스가 있다? 트럼프와 오바마 사이에 골프 신경전이 있었다? 등이다. 어떤가, 지금 막 책장을 펴고 싶지 않은가.


연제호 기자 so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