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과 지역이 함께 성장하는 시흥시, 인구 증가 성공 비결

●시흥시, 청년 인구 증가 도시… ‘상생’ 정책 효과 톡톡

시흥시청 전경. 사진제공｜시흥시청

청년 인구 감소는 현재 대한민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발생하는 문제다. 각 지자체가 청년들을 지역에 정착시키기 위한 다양한 정책적 시도를 하고 있지만 그 효과는 미지수다.

그러나 시흥시는 예외적으로 청년 인구가 증가하는 도시 중 하나다. 2015년 13만 7,884명이었던 청년 인구는 2023년 16만 6,080명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국 청년 인구와 경기도 청년 인구가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이다(통계청 인구총조사 기준, 19세~39세 청년 인구 비율).

시흥시 청년 인구 증가의 주요 원인은 지역과 청년이 상생하는 기반 조성에 있다. 단순한 금전적 지원을 넘어 지역이 청년들에게 활동 공간과 기회를 제공하고, 청년들은 역량을 키우며 지역 발전을 돕는 방식이다.

대야동에 위치한 청년협업마을. 사진제공｜시흥시청

특히, 대야신천 지역은 청년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곳이다. 창업 아지트 역할을 하는 청년협업마을을 중심으로 문화예술, 교육, 창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청년들의 참여가 활발하다.

청년협업마을은 ‘청년에 의한, 청년을 위한, 청년의 공간’이다. 3,687㎡ 규모의 건물에 21개 입주 기업을 위한 창업 공간, 교육 프로그램 공간, 포토 스튜디오, 밴드 연습실 등이 마련돼 있다. 입주 기업들은 시민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지역사회와 소통하고 있다. 2023년에는 33개 프로그램이 운영됐다. 참여 인원은 750명에 달했다.

청년들은 지역의 숨은 매력을 발굴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한 프로젝트, 문화 홍보 행사 등을 통해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장애예술인과 지역의 협업

숨쉬는놀이터 개관 전시회에서 아이들과 만나고 있는 김채성 작가. 사진제공｜시흥시청

시흥시 능곡동에 거주하는 발달장애인 작가 김채성 씨는 2017년 꿈틔움 공모전 입상을 계기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22년에는 개인전을 개최하고 청와대 ‘장애예술인 특별전’에도 참여했다. 하지만 개인 작업실 부족과 예술 활동 기회 부족이 걸림돌이었다.

시흥시는 이러한 장애예술인과 협업하며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김 작가는 청년협업마을에 입주해 ‘아트 가이즈’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며, 작품 전시는 물론 문화예술 교육과 미술 장식품 제작까지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연극 크루 ‘소꿉놀이’의 성장

시흥시 연극크루 소꿉놀이. 사진제공｜시흥시청

‘소꿉놀이는’ 연극을 사랑하는 청년들이 모여 결성한 연극 크루다. 이동수 크루장이 지역 청년들의 역량을 모아 창단했다. 프로 연극인부터 대학생, 직장인, 자영업자 등 다양한 구성원이 포함돼 있다.

소꿉놀이는 극작부터 연출, 배우, 무대 디자인까지 직접 수행하며 작품을 완성해 나간다. 2023년 SF 연극 ‘행성’을 통해 절망 속 희망을 찾는 이야기를 선보였다. 2024년에는 청소년의 고민을 다룬 연극 ‘학생회장(가제)’을 준비 중이다. 향후 이머시브 연극과 단편영화 제작 등으로 활동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지역을 홍보하는 ‘디깅인시흥’

디깅인시흥 여권(좌), 디깅인시흥이 대야동 비둘기공원에서 개최한 플리마켓 현장(우). 사진제공｜시흥시청

‘디깅인시흥’은 대야신천 지역의 청년 사장과 예술가들이 자발적으로 운영하는 지역 홍보 프로젝트다. 숨은 맛집, 카페, 와인바, 빈티지숍 등을 발굴하고, 예술을 일상 속에 녹여내며 지역의 매력을 홍보하고 있다.

이들은 지역 곳곳의 재미를 찾는 ‘디깅맵’과 ‘디깅인시흥 여권’을 제작했다. 여권에 포함된 업체를 방문하면 도장을 받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원도심 투어를 완성할 수 있다. 또한, 할인 혜택과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 지역 활성화를 돕고 있다.

시민들과 직접 소통하는 기회도 적극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지난해 4월 ‘봄인가봄, 어서와봄’ 축제를 시작으로, 10월 세계커피콩축제, 11월 대야동 미관광장 플리마켓, 12월 ‘윈터카니발’ 등을 개최하며 지역 홍보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2024년에도 디깅인시흥의 활동은 계속될 예정이다.

시흥｜장관섭 기자 localcb@donga.com 


장관섭 스포츠동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