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슬립수면의원 신홍범 원장
밤이 되면 편안한 잠을 청해야 하지만, 다리에 불편한 감각이 나타나 숙면을 방해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다리가 저리고 근질거리거나 벌레가 기어다니는 듯한 느낌이 들면서 가만히 있기 어려워지고, 다리를 움직여야 증상이 완화되는 경우 하지불안증후군(Restless Legs Syndrome, RLS)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하지불안증후군은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뇌의 도파민 기능이상, 철분 결핍, 유전적 요인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파민은 근육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로 이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신체가 원하지 않는 불편한 감각을 경험하게 되고, 이로 인해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충동이 생겨 수면이 방해된다. 또한, 신장 질환, 당뇨병, 말초 신경병증 등과 연관이 있는 경우도 많으며, 임산부에게 일시적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하지불안증후군의 가장 큰 문제는 증상이 저녁이나 밤에 심해져 숙면을 방해한다는 점이다. 실제 환자들은 밤이 깊어질수록 다리에 나타나는 불쾌한 감각으로 인해 잠을 이루기 어렵고, 자꾸 다리를 움직이게 되어 깊은 수면에 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증상이 반복될 경우 만성적인 수면 부족으로 이어지고, 피로 누적, 집중력 저하, 기억력 감퇴, 우울감 증가 등의 이차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심한 경우에는 자다가도 무의식적으로 다리를 움직여 가족들의 수면까지 방해할 수 있다.
코슬립수면의원 신홍범 원장은 “하지불안증후군은 단순한 피로나 근육통이 아니라 신경계 이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질환”이라며, “방치할 경우 수면 부족이 누적되어 일상생활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불안증후군의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생활습관 개선과 필요 시 약물치료가 병행되어야한다. 먼저, 생활습관 개선을 위해 카페인과 알코올 섭취를 줄이고, 규칙적인 운동과 수면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다리 마사지, 온찜질, 스트레칭 등도 증상완화에 도움이 될 수있다. 신 원장은 “특히 철분이 부족하면 하지불안증후군 증상이 심해질수 있으므로 철분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생활습관 개선만으로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도파민작용제, 항경련제, 철분 보충제 등의 약물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신 원장은 “하지불안증후군으로 인해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경우, 약물 치료를 통해 증상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할 수 있다”며 “다만 약물치료는 반드시 의료진의 상담을 거쳐 적절한 용량을 처방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질환은 단순한 피로나 일시적인 증상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수면의 질을 저하해 전반적인 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증상이 지속된다면 방치하지 말고 생활습관을 점검하고, 필요할 경우 의료진과 상담을 통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수진 기자 sujinl2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