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영건 손주영은 어릴 적 우상이었던 대표팀의 좌완 에이스 김광현과 선발 맞대결을 고대하고 있다. 손주영이 8일 고척 키움전 1회말 투구를 마친 뒤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고척|김종원 기자 won@donga.com

LG 영건 손주영은 어릴 적 우상이었던 대표팀의 좌완 에이스 김광현과 선발 맞대결을 고대하고 있다. 손주영이 8일 고척 키움전 1회말 투구를 마친 뒤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고척|김종원 기자 won@donga.com


“김광현 선배와 선발 맞대결, 꼭 하고 싶습니다!”

LG 트윈스의 영건 손주영(27)은 한국야구의 미래를 책임질 좌완투수로 평가된다. 풀타임 선발로 처음 뛴 지난 시즌에는 28경기에서 9승10패, 평균자책점(ERA) 3.79로 로테이션의 한 축을 맡았다. 올 시즌에는 지난달 23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부터 ERA 2.25의 철벽투로 3연속 선발승을 거두며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 염경엽 LG 감독이 “류현진, 김광현, 양현종의 뒤를 이을 좌완 에이스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하는 이유가 있다.

손주영도 류현진(한화 이글스), 김광현(SSG 랜더스), 양현종(KIA 타이거즈)을 보며 많이 배운다. 일명 ‘좌완 트로이카’로 불린 이들 3명은 2000년대 후반부터 한국야구의 황금기를 이끌었다. 이들과 맞대결은 손주영의 또 다른 성장 원동력이 된다.

지난 시즌에는 양현종, 류현진과 차례로 맞붙었다. 먼저 양현종과 대결(6월 18일 광주)에선 4.1이닝 7안타 5사사구 4탈삼진 6실점(4자책점)으로 패전을 떠안았다. 양현종(5이닝 7안타 2볼넷 2탈삼진 3실점 승)의 판정승이었다.

이후 발전을 거듭한 손주영은 류현진과 대결(9월 6일 잠실)에서 7이닝 7안타 1볼넷 5탈삼진 2실점(1자책점)의 퀄리티스타트 플러스(QS+·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로 성장세를 나타냈다. 선발승의 기쁨은 류현진(6이닝 6안타 2볼넷 8탈삼진 1실점)에게 돌아갔지만, 손주영에게는 얻은 게 더 많았다.

LG 손주영(오른쪽)이 2월 일본 오키나와 2차 스프링캠프 도중 롤모델인 SSG 김광현과 만나 기념 사진을 찍었다. 손주영은 김광현과 찍은 사진을 SNS에도 올렸다. 사진출처|손주영 인스타그램

LG 손주영(오른쪽)이 2월 일본 오키나와 2차 스프링캠프 도중 롤모델인 SSG 김광현과 만나 기념 사진을 찍었다. 손주영은 김광현과 찍은 사진을 SNS에도 올렸다. 사진출처|손주영 인스타그램

손주영은 김광현과 맞대결을 고대하고 있다. 김광현은 손주영이 어릴 적부터 롤모델로 삼는 선수다. 초등학교 4학년이었던 2008년 김광현이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의 에이스로 발돋움한 모습에 매료돼서다. 등번호 29번도 김광현을 따라 단 것이다.

지난 시즌에는 한날 등판하고도 더블헤더가 열리는 바람에 맞대결이 무산된 적도 있다. 4월 21일 인천에선 김광현이 낮, 손주영이 밤에 등판했다. 손주영은 “그때 로테이션이 맞아떨어질 줄 알았다”며 아쉬워한 뒤 “류현진, 양현종 선배와는 모두 맞대결을 벌여봤는데, 김광현 선배와만 아직 만나지 못했다. 난 선배의 멋진 투구폼을 따라했을 정도로 좋아했다. 그래서 더 맞대결이 기다려진다. 선배와 선발 맞대결을 꼭 하고 싶다”며 눈을 반짝였다.



고척|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