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듀오’ 바야르사이한-에디의 ‘코리안 드림’이 다시 시작된다…“포지션 변경도 문제없어”

‘몽골 듀오’ 바야르사이한(왼쪽)과 에디가 최근 ‘2025 V리그 아시아쿼터 드래프트’ 남자부에서 각각 현대캐피탈과 한국전력에 지명됐다. 2023~2024시즌에 이어 2025~2025시즌 V리그 커리어를 다시 이어가게 됐다. 새 팀, 새 포지션에서 이들이 펼칠 활약에 눈길이 쏠린다. 사진제공｜KOVO

‘몽골 듀오’ 바야르사이한(27·현대캐피탈)과 에디(26·한국전력)가 다시 ‘코리안 드림’에 도전한다. V리그 재입성을 발판삼아 한국에서 밝은 미래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각오다.

바야르사이한과 에디는 11일 열린 ‘2025 V리그 아시아쿼터 드래프트’에서 나란히 전체 2순위와 5순위로 지명됐다. 2023~2024시즌 이후 2시즌 만의 V리그 복귀다. 2023~2024시즌 바야르사이한은 OK저축은행에서 미들블로커(센터)로 뛰었고, 에디는 삼성화재에서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로 활약했다.

바야르사이한과 에디는 V리그 복귀에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지난 1년 동안 몽골에서 인고의 시간을 보낸 보람이 있었다. 바야르사이한은 “항상 한국 복귀를 꿈꿔왔다. 현대캐피탈에서 꼭 우승하겠다”고 밝혔다. 에디는 “몽골에서 리시브 보완에 집중했다. 종전보다 나은 활약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바야르사이한과 에디는 한국과 인연이 깊다. 학창시절 몽골보다 배구 수준이 높은 한국에서 뛰고자 2017년 1월 순천제일고에 입학했다. 바야르사이한은 인하대, 에디는 성균관대로 진학해 성장세를 보였다. 한국어가 유창하고, 인상적인 높이(바야르사이한 197㎝·에디 198㎝)까지 갖춰 눈길을 모았다.

학창 시절 귀화가 여의치 않아 V리그 진출을 점치기 어려웠다. 그러나 아시아쿼터 제도가 2023~2024시즌부터 시행되면서 V리그 무대를 누빌 수 있었다. 2023~2024시즌 바야르사이한은 36경기 131세트에서 세트당 블로킹 0.580개(6위)를 마크했고, 에디는 34경기 97세트 동안 164점과 공격 성공률 52.02%를 기록하며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코리안 드림’에 암초가 드리웠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2024~2025시즌부터 V리그 아시아쿼터 대상 국가를 확대했다. 바야르사이한과 에디는 이란과 중국의 대어급 선수들이 V리그에 도전장을 내민 탓에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지 못했다. 귀화도 속도가 붙지 않아 지난 1년 동안 한국을 떠나 몽골에서 뛰어야 했다.

바야르사이한과 에디는 포기하지 않았다. 몽골리그에서 각각 아포짓 스파이커와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를 겸업하며 경쟁력을 높였다. 새 포지션에서 인상적인 기량을 펼친 이들을 현대캐피탈과 한국전력이 눈여겨 봤다. 이들은 “장점인 높이를 살려 새 포지션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겠다. 소속팀의 지명에 보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