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장신영이 미혼모가 되어 복귀한다. 남편 강경준의 불륜을 용서하며 ‘용서의 아이콘’에 등극한 그는 3년만에 배우로 복귀,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매 장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시청자에게 진심이 전해지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나타냈다.

MBC 새 일일드라마 ‘태양을 삼킨 여자’(기획 장재훈/연출 김진형/극본 설경은)는 피해자가 가해자로 둔갑한 세상에서 하나뿐인 딸의 이름으로 재벌가에 맞선 한 여자의 처절한 복수극을 그린 작품이다.

5일 MBC 새 일일드라마 ‘태양을 삼킨 여자’ 첫 방송 기념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김진형PD를 비롯해 배우 장신영, 서하준, 윤아정, 오창석, 이루다가 참석했다.

김진형PD는 이날 “한 단어로 ‘감성 복수극’이다. 모정이 어떤 사건으로 인해 복수극으로 흘러간다”라고 작품을 소개, “‘태양을 삼킨 여자’ 자체가 장신영이 분한 백설희다. 태양을 삼킴으로써 파멸에 이를 수 있지만 그 길을 선택한 여자의 이야기다”라고 제목의 의미를 설명했다.

또 배우들 감정선에 집중했다고. 김PD는 “감성 복수극이다보니 도파민 터지는 장면은 당연히 있고, 여기에 배우들의 감정선을 잘 담아내려고 했다”라고 연출 방향을 귀띔했다.

김진형PD는 이어, “직관적으로 캐스팅을 했다. 1순위 배우들이 다 출연한다”라며 “장신영의 연기를 그동안 봐 왔기에 공백기가 길어도 상관없었다. 서하준-윤아정 배우와는 이미 작품을 해봤기에 신뢰할 수 있었다”라고 비화를 말했다.

장신영은 선의로 가득한 언행과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로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매력적인 미혼모 백설희 역을, 서하준은 25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와 복수를 시작하는 비운의 사나이 문태경 역을 맡아 극의 중심축을 이끌어간다. 이루다는 장신영의 딸 백미소로 분했다.

장신영은 “피해자인 내 딸이 가해자가 되면서 복수를 시작한다”라고, 서하준은 “사고로 불운의 어린 시절을 보낸다. 그 사고가 계획된 것임을 알게 되면서 복수를 다짐한다”라고, 이루다는 “이 모든 이야기의 시작인 역할을 맡았다”라고 캐릭터를 소개했다.

서하준은 “예전부터 가족 이야기에 끌리는 편이었다. 단순한 복수극이 아니라 그 안에서 일어나는 다채로운 이야기가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다양하게 연기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다”라고 작품 선택 이유를 말했다.

특히 장신영은 3년만에 본업인 배우로 복귀한다. 장신영은 “긴장이 많이 되고 설렌다. ‘나만 잘하면 된다’라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촬영하면서 에너지를 많이 받았다. 백설희 라는 역할을 잘 소화하려는 부담감도 있었지만 대본을 읽으면서 빠져들었다. 연기자로서 만족할만한 캐릭터다”라고 복귀 소감과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남편 강경준의 불륜을 용서한 사생활 이슈가 시청자의 몰입을 방해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기회를 주셔서 감사했다. 연기 갈증이 심했다. 죽어라 했다. 매 장면 진심을 다했고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임했다. 시청자들에게도 진정성이 전달되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그룹 우주소녀 이루다는 “아이돌 활동을 하면서 사랑을 주는 법, 받는 법을 많이 배웠다. 감정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었다. 연기할 때 그 기억을 가져왔다”라며 “현장에서 선배 배우들이 잘 이끌어주어서 긴장을 풀 수 있었다. 살면서 느껴보지 못한 감정을 많이 담고 있는 캐릭터라 잘 녹여내려고 노력했는데 촬영장에서 장신영 배우만 보면 그냥 나오더라”라고 데뷔 소감과 선배 배우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이에 장신영은 “하나 뿐인 딸이다보니 이루다와는 첫 만남부터 편했다. 미소를 보면서 연기를 하고 호흡을 맞췄다. 감정신을 가장 많이 소화한 파트너”라고 화답했다.

윤아정은 타고난 두뇌와 사업가적 기질로 무장한 로얄 패밀리 민강 유통의 딸 민경채 역을 맡았다. 첫사랑마저 뒤로하고 경영인의 길을 선택했을 만큼 후계자 자리를 향한 욕망을 갖고 있다. 오창석은 가난한 환경을 딛고 오직 자신의 능력과 노력으로 민강 유통 법무팀 수장의 자리까지 오른 김선재 역을 맡았다. 과거 어려웠던 시절 자신을 뒷바라지했던 연인마저 성공을 위해 외면하는 냉혹함을 지닌 인물이다.

윤아정은 “악역하면 윤아정이 인식되도록 연기하려고 한다. 이유 없이 괴롭히거나 방해하는 캐릭터가 아니다. 민경채 캐릭터는 관계가 얽혀있는 인물이라 관계성에 집중해서 연기를 했다. 자연스럽게 다양함이 보일 것”이라며 “흐트러짐 없는 스타일과 도도함이 돋보이도록 행동했다”라고 캐릭터 구축 과정을 공유했다.

오창석은 “3년 전 ‘마녀의 게임’이라는 드라마를 할 때부터 나는 이미 (여자를) 많이 버려봤다. 그때 악역을 처음 했는데 희열을 많이 느꼈었다. 카메라 앞에서 더 자유롭게 놀수 있었기 때문이다. 선역보다 답답하지 않았다. 소리 많이 지르고 활개 치고”라며 “‘태양을 삼킨 여자’에서는 또 다른 결의 악역이다. 3년 동안 성숙한 악당이 되어 돌아왔다”라고 드라마의 재미를 위해 욕받이를 자처했음을 강조했다.

극 중 오창석에게 버려지는(?) 장신영은 “실제로는 굉장히 젠틀한 배우인데 대본이 잘 나온 탓에 너무 몰입하게 된다. 정말 못됐다”라고 상대 배우로서 과몰입을 해 웃음을 선사했다.

끝으로 김진형PD는 “내용 자체도 재미있지만 배우들이 최선을 다 해 연기를 하고 있다. 배우들 연기만 봐도 충분할 드라마”라고, 장신영은 “지루할 틈 없는, 계속 찾게 되는 드라마일 것”이라고, 서하준은 “미장센부터 차이가 나는 작품이다. 개성 뚜렷한 배우들과 캐릭터가 나오니 기대해달라. 다양한 감정선과 장르가 있다”라고, 윤아정은 “목표가 뚜렷한 캐릭터의 향연이다. 각 인물들 서사를 보면 풍성하게 느낄 것이다. 몰입감 있으실 것”이라고, 오창석은 “시청자 눈높이가 높아졌다. 일일드라마도 새로워져야한다. ‘태양을 삼킨 여자’는 화면부터 다르다. 관심 가져달라”라고 관전포인트를 언급, 예비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태양을 삼킨 여자’는 ‘친절한 선주씨’ 후속으로 오는 6월 9일(월)에 첫 방송되며 스페셜 미리보기는 오늘(5일) 저녁 7시 10분 특별 편성된다.

전효진 동아닷컴 기자 jh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