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계양구, 공무원 인사평정 부당처리로 적발… “경징계 이상 징계 요구”

●정부합동감사 통해 서열 조작·점수 왜곡 등 정황 포착…공정성 훼손 지적

‘24년 상반기 A소 지방간호주사보의 평정 명세(자료 수감기관 제출자료 및 인사랑 자료 등 재구성). 사진제공｜행자부

인천광역시 계양구가 공무원 근무성적평정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사실이 정부합동감사에서 드러나 징계 처분이 요구됐다.

행정안전부 등 관계부처는 지난 5월 27일 공개한 감사 결과에서, 계양구청 N과 소속 A 주무관(지방행정주사보)이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수차례에 걸쳐 평정단위별 서열 명부의 순위를 자의적으로 변경하거나, 평정 점수를 조작해 인사 시스템에 다르게 반영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A 주무관은 평정자와 확인자가 제출한 공식 서열을 무시한 채 본인이 작성한 서열 명부를 바탕으로 근무성적평정위원회(근평위원회)에 심사 자료를 올렸고, 이 결과가 실제 승진후보자 명부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드러났다.

예컨대 2024년 상반기에는 간호직 공무원의 순위를 임의 변경해 특정 인물이 3위에서 1위로 올라가는 등 총 4명의 순위에 영향을 줬고, 이로 인해 승진 가능성에도 변동이 생겼다. 유사한 사례는 2022년 하반기, 2023년 상·하반기에도 반복됐다. 일부 평정자는 높은 점수를 받고도 실제 순위에서 밀려나는 불이익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근평위원회에서 확정한 평정 점수와 실제로 시스템(인사랑)에 입력된 점수가 다르게 기록된 경우도 수십 건에 달했다. 특정 평가 대상자 28명 중 27명의 점수가 왜곡돼 등록됐다. 또 일부 등급 비율도 규정과 달리 임의 조정된 정황이 확인됐다.

2022년 하반기 및 2023년 상·하반기, 2024년 상반기의 평정점을 반영한 승진후보자 명부 순위임(자료 수감기관 제출자료 및 인사랑 자료 등 재구성). 사진제공｜행자부

A 주무관은 이에 대해 “감사에서 다른 업무와 병행하며 단시간에 많은 평정 자료를 처리하다 보니 오류가 있었다”며 “승진 자체가 이뤄지지는 않아 다행”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감사반은 A의 반복적인 조작 행위는 단순 실수가 아닌 구조적인 문제로 판단했다.

감사반은 “평정 결과는 인사에 직접 영향을 주는 중대한 요소로, 신뢰성 확보가 필수”라며 “관련 법령을 위반한 A에 대해 지방공무원법 제72조에 따라 경징계 이상 처분을 내릴 것”을 계양구청장에게 요구했다.

한편, 감사반은 계양구에 대해 향후 평정 서열 변경 금지, 점수 왜곡 방지 등 관련 규정 준수를 강도 높게 주의로 촉구했다.

인천｜장관섭·박병근 기자 localcb@donga.com


장관섭 기자, 박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