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구청, 농지전용허가 제한 기준 무시…부당처리로 공무원 징계

농지전용허가 신청 명세(자료 수감기관 제출자료 재구성). 사진제공｜행자부

인천광역시 서구청이 ‘농지법’상 면적 제한 기준을 초과한 소매점 건축을 허가한 사실이 정부합동감사에서 드러났다. 해당 부서의 실무담당자와 결재라인에 있던 팀장, 과장까지 관련 책임이 인정돼 징계 및 훈계 조치가 내려졌다.

지난 5월 27일 공개한 정부합동 감사 결과에 따르면, 서구청 A과는 지난 2022년부터 2024년까지 농림지역인 B동 A번지와 B번지 일원에서 건축주 F, G가 소매점 건축을 목적으로 신청한 농지전용허가 협의 요청에 대해, 허가 기준을 초과한 면적임에도 불구하고 “허가 가능”이라는 내용으로 회신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행 ‘농지법’ 제37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44조에 따르면, 도시지역이나 개발진흥지구 외의 지역(농림지역)에서 제1종근린생활시설인 ‘소매점’ 용도로 농지를 전용할 경우, 그 면적은 1,000㎡ 이하로 제한된다. 이를 초과할 경우 농지전용허가를 내줄 수 없다.

그러나 서구청은 A번지에 대해 최초 1,950㎡ 규모의 농지전용을 허가했고, 이후 건축면적을 4,302㎡로 확장한 변경허가도 같은 방식으로 처리했다. B번지 역시 전용 면적이 3,406㎡에 달했음에도 같은 방식으로 허가가 이뤄졌다.

실제 농지전용허가 검토와 협의 문서를 기안한 실무 담당자 B씨는 제한 규정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으나, 세움터 시스템에 첨부된 사업계획서 등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았다. 전임자인 A씨가 작성한 검토보고서를 그대로 신뢰해 절차를 이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검토·결재 라인에 있던 지방농업주사 C씨와 과장 D씨 역시 해당 부지가 농림지역이고 면적 제한 기준을 초과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류만 보고 결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기관은 “서구청의 반복적이고 구조적인 인허가 부실은 농지보전 원칙을 훼손하는 중대한 행정과오”라며, “B와 C에 대해 ‘지방공무원법’ 제69조에 따라 경징계 이상의 처분을, A와 D에 대해서는 훈계조치를 요구했다. 서구청은 현재 건축주들과 협의해 적법한 상태로 되돌리기 위한 조치를 진행 중이라고 감사에서 밝혔다.

감사 결과는 향후 농지의 무분별한 전용을 막기 위한 행정기관의 책임과 법령 숙지의 중요성을 다시금 환기시키고 있다.

인천｜장관섭·박병근 기자 localcb@donga.com


장관섭 기자, 박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