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계는 왜 또 이효리를 선택했을까…5개월만에 42억[★디움]

뉴시스

★디움의 한 줄
세상은 변했지만 광고계는 여전히 이효리를 원했다.

“6각형이 아니라 십몇 각형일 수 있다.”
지난 6일 방송된 KBS Joy ‘이십세기 힛-트쏭’에서 MC 김희철은 이효리를 이렇게 표현했다. 이날 방송은 ‘반칙이야~ 반칙~ 능력 만렙! 육각형 가수 힛-트쏭’ 특집으로, 노래·비주얼·댄스·예능·연기 등 다양한 능력을 두루 갖춘 가수들을 조명했다.

MC 이미주는 “노래 잘하고 얼굴 잘생기고 춤 잘 추는 사람을 육각형 인간이라고 부른다”며 BTS 정국, 블랙핑크 제니, 배우 조정석, 이찬원을 예로 들었다. 그러자 김희철은 “예전엔 외모가 좋으면 다른 능력이 부족하다는 편견이 있었지만, 요즘은 외모도 좋고 능력도 뛰어난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 중심에 이효리가 있었다. 그룹 ‘핑클’ 출신 이효리는 이날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소개된 곡은 2003년 발매된 ‘Hey Girl’. 당시 이효리는 ‘섹시 디바’ 이미지로 활동하며 CF계를 점령했다. “이효리가 음악방송에 나온 다음 날 매장에 나가보면 온통 이효리였다”는 김희철의 회고도 이어졌다.

● 11년의 공백, 단 5개월 만에 42억
이효리는 대표적인 ‘광고계의 블루칩’이었다. 솔로 데뷔 직후 다수의 브랜드 모델로 활동했고, 이효리의 CF 이미지는 곧바로 유행이 됐다. 그러나 2012년, 이효리는 상업 광고 활동 중단을 선언한다. 당시 그는 “광고보다 나의 삶이 더 중요하다”는 취지의 행보로 제주도에서의 삶을 택했다.

그러나 11년 뒤, 이효리는 상업 광고 복귀를 선언한다. 업계는 즉각 반응했고, 복귀 선언 후 불과 5개월 만에 약 42억 원의 광고료를 벌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십세기 힛-트쏭’에서도 이 사실이 언급됐다. 김희철은 “효리 누나가 CF를 다시 하겠다고 하자마자 브랜드들의 러브콜이 쏟아졌고, 5개월 만에 42억을 벌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미주는 “광고계에서 다시 이효리를 원했다는 게 놀랍다”고 덧붙였다.

● 오직 이효리였기 때문에
이효리가 다시 광고계를 장악할 수 있었던 건 단지 과거의 ‘전성기 회복’ 때문만은 아니었다. 이효리는 사실 사회적, 대중적 논란이 아주 없는 편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효리는 논란을 회피하지 않고 자신의 정체성 일부로 껴안았다. 정제된 이미지보다 솔직한 서사가 더 효과적인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 이효리는 ‘논란이 없어서’가 아니라, ‘논란조차 납득되는 사람’이기 때문에 선택된 것이다.

김희철 역시 “효리 누나는 얼마 전 김종민 형 결혼식에서 봤는데, 그대로더라. 화장을 막 한 것도 아닌데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화장기 없는 얼굴조차 브랜드로 기능할 수 있다는 것. 광고계가 믿는 ‘이효리다움’의 힘이다.

이효리는 2013년 뮤지션 이상순과 결혼한 후 제주도에서 11년을 보냈다. 그리고 2024년, 이들 부부는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 위치한 단독주택을 전액 현금 약 60억 원에 매입하고 서울로 거처를 옮겼다.

이는 단지 ‘거주지 이동’이 아니라 활동 복귀의 신호탄으로 해석됐다. 광고주 입장에서 이효리는 다시 ‘접근 가능한 모델’이 되었고, 예능·광고·행사 섭외까지 전방위적으로 이효리의 귀환이 시작됐다.

이효리는 지금도 여전히 영향력 있는 인물이다. 단지 CF를 찍는 연예인이 아니라, 브랜드의 메시지를 완성시키는 인물. 브랜드는 여전히 그에게서 ‘동시대적 설득력’을 보고 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