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시스템, BAE와 ‘차세대 감시정찰위성망’ 맞손…우주 정보자산 주도권 노린다

한화시스템이 세계적인 방산 기업 BAE 시스템스와 손잡고 차세대 감시정찰 위성 기술 협력에 나선다. 한화시스템이 개발한 소형 SAR위성 이미지. 사진제공 ｜한화시스템

한화시스템이 세계적인 방산 기업 BAE 시스템스와 손잡고 차세대 감시정찰 위성 기술 협력에 나선다. 양사의 기술력을 결집해 ‘우주의 눈’으로 불리는 첨단 복합센서 위성망을 구축하고, 글로벌 방산·우주산업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초광대역 RF와 SAR 융합
한화시스템(대표 손재일)은 6월 10일 영국 BAE 시스템스(BAE Systems)와 ‘첨단 복합센서 위성망 공동구축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력은 BAE 시스템스의 초광대역 RF(Radio Frequency) 위성과 한화시스템이 국내 독자 기술로 보유한 SAR(Synthetic Aperture Radar·합성개구레이다) 위성을 결합해 복합센서 기반의 차세대 감시정찰위성 체계를 공동 구축하기 위한 것이다.

초광대역 RF 위성은 적외선이나 가시광선으로는 관측이 어려운 영역에서도 전자파를 포착해 신호·지형을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여기에 SAR 위성은 낮과 밤, 기상 조건에 관계없이 지상을 고해상도로 관측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두 시스템이 결합되면 훨씬 강력한 정찰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

양사는 여기에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 기반 분석 기술을 도입해 위성으로부터 수집된 데이터를 정밀하게 해석하고, 더욱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 제공 체계를 갖추겠다는 계획이다. 군사뿐만 아니라 재난 감시, 환경 관측, 해양 감시 등 다양한 민간 영역에서도 응용 가능성이 크다.

●AI로 정밀 분석，글로벌 시장 겨냥
레이첼 호일 BAE 시스템스 디지털인텔리전스 우주사업 총괄은 “이번 협력은 글로벌 감시정찰 위성 시장에서 양사의 영향력을 강화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며 “한국과 영국이라는 방산 선도국 간 기술협력을 통해 미래 우주 기술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시스템은 BAE와의 협력을 계기로 민·군 통합 정찰역량을 갖춘 소형 위성 군집체계를 글로벌 시장에 제안하겠다는 방침이다. 송성찬 한화시스템 우주사업부장은 “소형 SAR 위성은 전 세계에서 그 전략적 가치가 크게 주목받고 있다”며 “이번 협력을 통해 독자적인 감시정찰 위성망 구축 역량을 세계 시장에 입증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12월, 해상도 1m급 소형 SAR 위성을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해 발사에 성공하며 감시정찰 위성 분야에서 민간 주도 기술력의 가능성을 입증한 바 있다. 이 위성은 한국 최초 감시정찰 위성 체계인 ‘425 위성’에 탑재된 SAR 장비와도 기술적으로 맥을 같이하며, 국방과학연구소가 주관하는 ‘저궤도 통신 시험위성’ 사업에도 통신 탑재체 개발사로 참여 중이다.

한화시스템은 향후 독자적인 군 저궤도 위성망 구축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방위산업체에서 위성 플랫폼·탑재체·데이터 분석까지 전 분야를 아우르는 ‘통합 위성 시스템’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이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