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내막증, 반복 수술 대신 ‘경화술’로 난소 기능 지킨다 [건강 올레길]

최상산부인과 최동석 대표원장

자궁내막증은 자궁 안에 있어야 할 자궁내막 조직이 난소, 난관, 복막 등 자궁 밖의 다른 부위에 붙어 증식하는 질환이다. 생리 주기에 따라 출혈과 염증을 일으켜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며, 병변이 주변 장기나 조직을 손상해 유착, 낭종 등을 형성한다. 

흔한 증상으로는 생리통이 있으나, 만성 골반통, 성교통, 배변통 등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자궁내막증을 장기간 방치하면 난소 기능 저하를 초래하거나 골반 내 유착을 심화시켜 난임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가임기 여성이라면 주기적인 검진을 통해 조기 발견에 힘쓰고, 의심 증상이 있을 경우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하여 적절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궁내막증의 치료는 증상 완화와 병변 제거를 목표로 한다. 진통제나 호르몬 요법은 증상을 일시적으로 완화하는 데 도움을 주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는 어렵다. 대표적인 수술적 치료법인 복강경 수술은 병변을 직접 제거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수술 과정에서 정상적인 난소 조직이 손상될 가능성이 있으며, 자궁내막증은 재발이 잦아 반복적인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이는 결과적으로 난소 기능 저하로 이어져 특히 임신을 계획하는 젊은 여성에게 큰 부담이 된다.

이러한 기존 치료의 한계를 보완하는 비수술 치료법으로 최근 ‘경화술’이 주목받고 있다. 경화술은 초음파 유도 하에 특수 바늘을 이용하여 자궁내막증 병변 내부의 내용물을 흡인하고 경화제를 주입하는 방식이다. 주입된 경화제는 병변 벽에 염증 반응을 유도하여 조직을 섬유화시키고 낭종을 수축시킨다. 이 치료법의 가장 큰 장점은 병변 부위를 직접 절제하지 않아 수술로 인한 출혈이나 조직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가임력을 유지해야 하는 젊은 여성들에게 정상적인 난소 조직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병변을 치료할 수 있는 중요한 대안이 된다.

최상산부인과 최동석 대표원장은 “결혼과 출산을 계획하고 있는 가임기 여성분들에게 자궁내막증 질환은 큰 고민거리일 수 있다”며, “따라서 자궁내막증은 난소를 최대한 보존하면서 치료하는 방법이 중요하며, 임신과 출산에 있어서 난소의 정상 조직과 기능을 최대한 보존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경화술은 절개나 전신마취 없이 질 벽을 통해 특수 바늘을 병변에 접근시켜 병변을 제거하고, 경화 약물을 직접적으로 분사하는 비수술 치료법이다”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이수진 기자 sujinl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