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국가대표 선수들이 10일 쿠웨이트와 홈경기 선제골 직후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축구국가대표 선수들이 10일 쿠웨이트와 홈경기 선제골 직후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2026북중미월드컵 본선을 향한 축구구가대표팀의 ‘옥석 가리기’가 본격 시작됐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웨이트와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최종 10차전 홈경기에서 4-0 완승을 챙겼다. 전진우, 이강인, 오현규, 이재성의 골로 B조 선두(6승4무·승점 22)를 굳힌 한국은 월드컵 예선에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

6일(한국시간) 이라크와 최종예선 B조 9차전 원정경기에서 2-0 승리를 거둔 한국은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해 부담을 덜었다. 이 덕분에 쿠웨이트전 다양한 선수들을 시험했다. 쿠웨이트전 선발 명단은 직전 이라크전에 비해 무려 7자리가 바뀌었다. 주전 수문장 조현우(울산 HD) 대신 이창근(대전하나시티즌)이 장갑을 꼈다. 센터백은 김주성(FC서울)과 이한범(미트윌란)이 직전 경기 호흡을 맞춘 권경원(코르파칸)과 조유민(샤르자)을 대체했다.

중원조합도 확 바뀌었다. 주축 미드필더 황인범(페예노르트)은 그대로 선발 출전했지만, 그의 짝으로 박용우(알아인)를 대신해 원두재(코르파칸)가 선택을 받았다. 공격 2선에는 이강인(파리 생제르맹)만 이라크전에 이어 다시 나섰고, 주로 벤치에 머물렀던 배준호(스토크시티)와 이라크전에서 A매치에 데뷔한 전진우(전북 현대)가 나란히 선발로 나섰다. 최전방도 오세훈(마치다 젤비아)을 대신해 오현규(헹크)가 그라운드를 먼저 밟았다.
축구국가대표 선수들이 10일 쿠웨이트와 홈경기에서 이재성의 골이 터지자 한데 모여 기쁨을 나누고 있다. 상암|뉴시스

축구국가대표 선수들이 10일 쿠웨이트와 홈경기에서 이재성의 골이 터지자 한데 모여 기쁨을 나누고 있다. 상암|뉴시스

결과는 성공이었다. 오랜만에 혹은 처음으로 대표팀에서 선발로 나선 선수들의 동기부여는 대단했다. 그럼에도 들뜨지 않고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가며 초반부터 흐름을 움켜쥐었다. 전반 30분 전진우의 선제골 이후 균형추는 완전히 기울었다. 이후 한국은 파상공세로 대승을 장식했다.

홍 감독이 이날 7자리를 바꾼 것은 내년 6월 개막하는 월드컵 본선까지 약 1년이 남은 가운데, 일부 주축들을 제외하고 경쟁에 불을 지피겠다는 의도다. “경기를 당장 뛰지 않는 선수들도 끝까지 열정을 보여주길 바란다”는 것이 홍 감독의 바람이다. 7월 국내에서 개최될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과 10월, 11월 평가전에서도 얼마든지 새로운 ‘황태자’가 등장할 수 있다.

2022카타르월드컵 본선을 약 6개월 앞두고 본격 기회를 받은 윙어 나상호(마치다 젤비아)는 당시 공격수의 수비 가담을 강조한 파울루 벤투 전 감독에게 눈도장을 받아 본선에서 주전으로 활약했다. 2018러시아월드컵 예선에선 김승규(FC도쿄)가 주전이었지만, 본선 직전 평가전에서 맹활약한 조현우가 주전 자리를 넘겨받기도 했다.


상암|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