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철 KT 감독은 최근 상대 투수들이 안현민과 직접 승부를 꺼리는 현상에 대해 뿌듯한 마음을 내비쳤다. 사진제공|KT 위즈

이강철 KT 감독은 최근 상대 투수들이 안현민과 직접 승부를 꺼리는 현상에 대해 뿌듯한 마음을 내비쳤다. 사진제공|KT 위즈



“(안)현민이 스타 됐네. 지금 이 모습으로 오래오래 가라.”

이강철 KT 위즈 감독(59)은 26일 수원 LG 트윈스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하다 덕아웃을 지나가던 안현민(22)을 잠시 불렀다. 안현민은 이날 훈련에 앞서 퓨처스(2군)리그 익산 SSG 랜더스전에 출전한 외국인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의 경기를 봤다고 한다. 로하스는 6월 월간 타율 0.217로 부진해 21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이 감독은 안현민이 왜 로하스가 출전한 경기를 봤는지 궁금해 그를 잠시 불러 세웠다.

이 감독은 “현민아, 너 왜 로하스가 나온 경기를 보고 있었냐. 투수들이 너를 너무 거르니까 네 뒤 타순의 로하스가 빨리 돌아오면 좋겠어서 그런 것이냐”고 웃으며 물었다. 그러자 안현민은 “(말소된 뒤) 연락하다 ‘잘 준비하고 있다’고 해서 한번 봤다”며 답했다.

이 감독의 질문에는 최근 상대 투수들이 안현민과 승부를 꺼리는 현상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고 싶은 의도도 담겨 있었다. 안현민은 로하스가 말소된 뒤 9경기에서 볼넷 5개와 자동 고의4구 1개를 기록했다. 볼넷은 이 기간 리그 전체 타자 중에서도 가장 많았다. 이 감독은 “현민아, 투수들이 너와 승부하지 않으려는 게 보이면 꾹꾹 잘 참아야 한다”며 뿌듯해했다.

안현민은 올 시즌 KBO리그의 히트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달에는 타율 0.333, 9홈런, 29타점으로 맹활약해 월간 최우수선수(MVP)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게다가 타구속도는 쳤다 하면 시속 170㎞를 너끈히 넘고, 장외홈런도 기록할 정도로 힘이 넘친다.

이 감독이 안현민을 뿌듯해할 만한 상황들은 최근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25일 LG에서 트레이드된 투수 임준형은 “이제 KT 선수가 돼서 안현민을 상대하지 않을 수 있으니 좋다”고 말했다. 이 이야기를 들은 이 감독은 안현민을 향해 “현민이 스타 다 됐네. 지금 이 모습으로 오래오래 갔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수원|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수원|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