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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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속 ‘빌런’ 남규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시즌3 공개 이후 만난 노재원은 쏟아지는 칭찬에 머리를 긁적이며 얼굴을 붉혔다. 소곤소곤 목소리와 ‘샤이’한 태도까지, 거친 욕설을 내뱉으며 폭력성을 드러내던 남규와는 180도 다른 얼굴을 한 그는 “그런 남규조차 내 안에 있던 응어리와 관심받고 싶은 욕심을 끄집어내 만든 것”이라고 했다.

물론 캐릭터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주눅 든 마음”을 숨기려 “패기와 기세로만 캐릭터를 표현”하려 하다 연출자 황동혁 감독에게 “너무 날뛰기만 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그런 치열했던 과정을 돌이킨 노재원은 “시즌3을 공개하니 가슴에 커다란 구멍이 뚫린 듯 허전하다”고 했다.

O“우리의 리더 최승현, 큰 자극 받았다”

노재원은 극 중 늘 붙어 다녔던 래퍼 타노스 역의 빅뱅 출신 최승현과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며 ‘진짜 친구’가 됐다고 했다. 자신을 포함해 이다윗, 원지안 등 극 중 ‘타노스 팀’으로 불렸던 배우들을 “진짜 리더처럼 챙겨줬다”고 돌이켰다.

“(최)승현이 형이 저를 얼마나 아껴줬는지 몰라요. 남규와 타노스는 절대 떨어질 수 없는 관계인데, 승현이 형의 도움 덕에 남규가 완성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이번 작품이 형에게는 복귀작이라 부담이 컸을 텐데, 정말 모든 걸 쏟아 연기하더라고요. 그런 형을 보며 저도 좋은 자극을 받았죠.”

약물 중독 연기를 위해 비슷한 캐릭터가 나오는 작품을 찾아보기도 했다. 그러나 “따라 하는 연기”를 하게 될지 두려워 결국 “나만의 정답을 찾기 위해” 방향을 바꿨다고 했다.

“약물로 괴로워하는 모습은 ‘언제 내가 가장 아프고 괴로운지’ 떠올려 연기했어요. 심한 숙취라던가 몸이 너무 가려운데 긁지 못하는 상황을 떠올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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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갑작스러운 인기와 관심, 들뜨지 않아야죠”

그는 ‘정신병동에서 아침이 와요’부터 ‘오징어 게임’까지 넷플릭스 작품에서 잇달아 활약하며 ‘넷플릭스의 아들’로도 불리고 있다. 이와 맞물려 쏟아지는 관심에 대해 “너무나 감사한 일”이라면서도 “그로 인해 들뜨지 않으려고 경계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오디션을 한참 봤을 때 넷플릭스 등 OTT 작품이 많았고, 감사하게도 ‘합격률’이 높았어요. 진심으로 연기하면 언젠가 누군가는 알아봐 준다는 걸 요즘 실감하고 있죠.”

주위 변화를 신경 쓰지 않고 ‘오직 연기’에만 집중하려 노력 중이지만, 뿌듯해하는 가족의 반응을 볼때면 “너무나 기쁘다”며 밝게 웃었다.

“특히 아버지가 ‘오징어 게임’ 출연을 정말 뿌듯해하셨어요. 가족 단체 채팅방에 ‘재원아, 정말 연기 너무 좋았다’고 보내셨더라고요. 그러면서 ‘네 안에 진짜 남규의 모습이 있을까 봐 걱정도 된다’고 덧붙이셨죠. (웃음)”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