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무용 공연이 스페인 마드리드를 뜨겁게 물들였다. ‘2025 코리아시즌 스페인’의 대표 공연행사 ‘문화를 잇는 몸짓(Un baile entre culturas)’이 7월 4일 저녁, 마타데로 무용센터 극장에서 451석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번 공연은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과 주스페인한국문화원이 공동 주관한 사업으로, 올해 한국-스페인 수교 75주년을 기념해 진행 중인 ‘코리아시즌 스페인’의 핵심 프로그램 중 하나다. 유럽에서는 영국(2023), 프랑스(2024)에 이어 세 번째다.

마타데로 무용센터에서 한국 무용이 무대를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플라멩코의 전설 마리아 파헤스 예술감독의 환영사로 문을 연 무대에는 한국과 스페인의 예술가와 기획자들이 함께했다. 공연은 총 세 작품으로 구성됐다.

최상철현대무용단의 ‘그들의 논쟁’은 스트릿 댄스와 현대무용의 접목으로 2023년 대한민국 무용 대상 최고작품상을 받은 바 있다. 멕시코, 인도, 미국 등 세계 여러 축제에서도 극찬받은 이 작품은 마드리드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후댄스컴퍼니의 ‘숨쉬는 꿈’은 전통춤 평양검무를 현대무용으로 재해석했다. 이 작품은 유선후의 에든버러 프린지 참가와 함께 핀란드, 아르헨티나, 미국 등에서 선보인 바 있다. 이번에도 깊이 있는 춤사위로 현지 관객을 사로잡았다.

휴먼스탕스의 ‘시나위’는 조재혁 예술감독이 안무를 맡았으며, 마지막 커튼콜에서는 무용수 김시원과 박준우가 관객들과 함께 무대에서 즉흥 공연을 펼쳐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현지 문화기획자 이삭 빌라 도블라스는 “한국의 전통과 현대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었고, 한국의 본질을 잃지 않았다. 관객과의 거리감 없이 진심으로 소통하는 무대였다”고 평했다.


공연 외에도 한국 문화의 다채로운 매력을 전하는 부대행사도 진행됐다. ‘꼬모 엔 꼬레아(Como en Corea)’ 한식 전시에서는 대통령상을 수상한 김명숙 대표의 연출로 전통 다과가 조선시대 독상 콘셉트로 재현돼 주목을 끌었다.

또한 토니상 6관왕을 차지한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수상을 기념해, 한국의 대표 뮤지컬 작품들이 소개됐다. 네모즈랩, 라이브, CJ ENM, 이엠케이뮤지컬컴퍼니 등 주요 제작사들이 다양한 기념품과 함께 현지 관객과 만났다.

올해 코리아시즌 스페인 행사는 총 32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7월 말 주빈국으로 참여하는 ‘라 마르 데 무지카스’ 이후에도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카르타헤나 등지에서 한국의 공연과 전시가 이어질 예정이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