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올리스트 가영과 동백유랑단

비올리스트 가영과 동백유랑단



‘아는 사람들만 쉬쉬하며 듣는다’던 동백유랑단의 곡들이 드디어 음원으로 풀린다.
비올리스트 가영(경성대 교수)을 중심으로 한 크로스오버 앙상블 동백유랑단이 첫 디지털 싱글을 낸다. 부산의 정취를 품은 자작곡 ‘광안리 블루스’와 축제의 열기를 담은 ‘동백 카니발’이 각각 7월 17일과 7월 24일 공개된다.

두 곡은 그간 콘서트 현장에서만 들을 수 있었던 동백유랑단의 핵심 레퍼토리. 팬들 사이에서 ‘이건 음원 내줘야 한다’는 반응이 끊이지 않았던 바로 그 곡들이다. 그리고 마침내, 디지털 싱글로 세상에 나온다.


첫 곡 ‘광안리 블루스’는 비올리스트 가영의 자작곡이다. 부산 광안리의 밤바다를 블루스 형식으로 풀어냈다. 반복과 여백, 즉흥의 미학이 살아있으며, 도시와 바다가 교차하는 사운드가 듣는 이들의 귀를 활짝 열게 한다.


두 번째 곡 ‘동백 카니발’은 가영과 피아니스트 이동욱이 공동 작곡했다. 켈틱 음악의 리듬감에 국악이 스며들며 축제의 에너지를 뿜어낸다. 동백유랑단 특유의 즉흥성과 앙상블의 밀도가 극대화되는 곡이다.

두 곡 모두 동백유랑단의 주요 멤버들이 연주에 참여했다. 가영(비올라), 조혜운(바이올린), 진형준(피리·태평소), 이경민(타악기), 이동욱(피아노), 박주민(베이스)까지, 어쿠스틱 악기들로 직조된 동서양의 협연이 인상적이다.

동백유랑단은 2021년 결성된 크로스오버 앙상블이다. 이름처럼 지역에 머무르지 않고 유랑을 꿈꾼다. 구성원은 국악과 클래식, 월드뮤직을 아우른다. 바이올리니스트 조혜운(KNN 방송교향악단 객원악장), 피리·태평소 연주자 진형준, 퍼커셔니스트 이경민, 피아니스트 이동욱 등 각 분야 실력파 연주자들이 모였다.

2022년 김해서부문화센터 단독콘서트를 시작으로 부산문화회관, 해운대문화회관, 창원도서관, 거제문화예술회관 등을 거치며 이름을 알렸다. 특히 2024년 부산국제공연예술마켓(BPAM)에서의 쇼케이스 무대는 올해 9월 인도네시아 SIPA(Solo International Performing Arts) Festival 공식 초청으로 이어졌다. 이들에게는 첫 해외 유랑이다.

이제는 음원으로 닿는 유랑의 선율. 동백유랑단의 유랑이 더 멀리, 더 깊이 세상으로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좋은 음악은 늘 경계를 넘는 법이니까.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