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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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를 통해 방영된 최민식 주연의 디즈니+ 오리지널 드라마 ‘카지노’가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방영에 앞서 자사 드라마국 반발과 일부 부정적 여론에도 불구하고 ‘카지노’가 가시적 성과를 내며 지상파의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콘텐츠 편성은 부득불 늘어날 전망이다. 

MBC에 편성된 ‘카지노’는 지난 4일 첫 방송부터 시청률 4.5%(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 전작 ‘노무사 노무진’의 마지막 화 시청률(4.2%)을 넘은 것은 물론, 남궁민·전여빈 주연의 SBS ‘우리영화’까지 제치며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11일 방영된 3화는 시청률 4.8%를 기록, 자체 최고치를 경신했다.

‘카지노’가 방영되기까지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MBC가 올 초 선보인 ‘무빙’에 이어 2023년 ‘디즈니+ 오리지널 드라마’로 공개됐던 ‘카지노’를 편성한다 발표하자, 드라마국 PD들이 “MBC가 OTT 재방송 채널이냐”고 강력 반발하며 편성 철회를 요구했다.

이런 우여곡절 끝 ‘카지노’가 방영과 동시에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자, 인기 OTT 콘텐츠를 확보해 방영하는 이 같은 방식이 ‘지상파의 새로운 편성 전략’으로 급부상하는 분위기다. 

방송사는 OTT 작품이기에 가능한 블록버스터 규모의 드라마를 경쟁력 있는 가격에 확보, 시청률 상승을 유도하고 광고 수익 증대 또한 꾀할 수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

반면, 방송국 내부 프로듀서들의 반발은 거세다. 일부 PD들은 지상파가 자체 제작 콘텐츠로 채널 경쟁력을 키우려 노력하는 대신, OTT 콘텐츠 수입에 의존하는 점을 문제로 꼽으며 “지상파 드라마의 고유 창작 생태계가 약화될 수 있다”는 깊은 우려를 내놓고 있다.  

한 관계자는 “대규모 투자와 제작 퀄리티가 확보된 OTT 콘텐츠를 지상파가 ‘재소비’하는 방식은 사실상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면서도 “다만 자체 제작 능력 약화나 콘텐츠 주도권 상실 등은 경계하고 짚어봐야 할 문제”라는 의견을 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