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평균 1000명이 찾는 경북 영주 실내수영장에서 인분이 발견돼 수영장이 이틀간 문을 닫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지역 유일의 실내수영장이기에 시민들의 불편은 컸다.

영주시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4시30분쯤 영주시 가흥동에 위치한 영주실내수영장에서 ‘수영장에 대변이 떠다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수영장 관계자는 실제로 인분이 수영장 물 위에 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수영장 측은 즉시 임시 폐쇄 조치를 내리고 수조의 물 3분의 1을 제거한 뒤 밤새 여과 소독 작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일부 시민들은 소독만으로는 불안하다는 반응을 보였고, “전체 물을 갈아야 한다”는 민원이 이어졌다.

결국 수영장 측은 19일 다시 수영장을 폐쇄하고, 이틀 동안 700톤 분량의 전체 용수를 환수했다. 수영장 용수는 상수도를 사용하기 때문에, 이번 전체 환수에는 상당한 양의 상수도 요금과 인력이 투입됐으며, 비용은 시 예산으로 충당됐다.
영주시는 이번 사태로 불쾌함을 느끼고 이용을 꺼린 강습생들을 위해 일주일간 무료 강습을 제공하기로 했다.

문제는 인분을 남기고 도망간 ‘범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영주시와 수영장 측은 수영장 내부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전수 조사했으나, 용변을 본 장면이나 용의자를 특정할 수 있는 장면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수영장 이용객 중 누군가가 용변을 본 것은 맞지만, 다수가 물 속에 있어 특정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무더운 날씨 속 더 많은 시민이 수영장을 찾고 있는 만큼, 개인 위생 관리에 더욱 신경 써달라”고 당부했다.

영주실내수영장은 지역 주민들이 여름철 물놀이와 수영 강습을 위해 많이 찾는 장소로, 하루 평균 이용객만 해도 약 1000여명에 달한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공공 수영장의 위생 관리와 이용자 에티켓에 대한 경각심이 다시 한번 커지고 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