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병원 대신 수해지역으로 출근합니다!”
온병원 그룹 의사 8명, 간호사 10명 산청군 왕진봉사
오전 생비량초교-오후 산청중 임시진료소 설치, 영양제 처방
부산 온병원그룹과 그린닥터스 봉사단이 23일 극한호우로 인해 사상 초유로 전 군민 대피령이 내려진 산청군 일대에 왕진 봉사에 나선 가운데 봉사자들이 이재민 진료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온병원)

부산 온병원그룹과 그린닥터스 봉사단이 23일 극한호우로 인해 사상 초유로 전 군민 대피령이 내려진 산청군 일대에 왕진 봉사에 나선 가운데 봉사자들이 이재민 진료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온병원)


“오늘은 병원 대신에 경남 산청군 수해지역으로 출근해서 이재민들을 진료합니다!”

부산 온병원그룹과 그린닥터스 봉사단이 23일 극한호우로 인해 사상 초유로 전 군민 대피령이 내려진 산청군 일대에 왕진 봉사를 펼치며 100여명의 이재민을 진료했다고 밝혔다. 특히 그린닥터스 봉사단은 수해피해를 입은 이재민들에게 라면과 옷 등 생활필수품을 전달하는 등 이재민을 위로했다.

부산 온병원그룹 산하 온병원(병원장 김동헌·전 부산대병원 병원장)과 국제의료봉사단체 그린닥터스재단(이사장 정근)은 폭염경보가 내려진 이날 오전 9시 의사 8명, 간호사 10명 등 의료진 18명과 그린닥터스 봉사단 12명 등 40명으로 구성된 ‘산청군 수해지역 긴급의료봉사단’을 현지로 파견해 이재민들을 상대로 긴급의료 돌봄 활동을 펼쳤다.

이번 산청군 수해지역 긴급의료봉사단에는 김동헌 병원장(전 부산대의대 외과 주임교수)을 비롯해, 전기환 의료원장(내과전문의), 김태완 부원장(외과전문의), 김용섭 과장(소아청소년과전문의), 박영홍 과장(인제의대 명예교수), 이지영 진료부장(한의사), 박소연 과장(한의사) 등 온요양병원 의사 7명과 안과전문의인 정근 그린닥터스 이사장이 참여했다.

특히 봉사단의 주축의료진이 온요양병원 소속 의사들로 구성된 이유로는 이재민들이 대개 고령자들이어서 평소 노인진료에 경험이 풍부한 의사들이 더 도움 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무엇보다 대부분 이재민들이 고령자여서 혈관 찾기에 어려워 수액주사가 수월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병원 내 베테랑 간호사들이 지원단에 합류했다.

산청군 의료봉사단은 오전과 오후 생비량면과 산청읍 등 두 곳에서 긴급 의료지원 활동을 펼쳤다. 생비량면은 지난 17일 오후 3~4시 한 시간동안 90㎜의 집중호우를 비롯해 하루 누적 강수량이 320㎜를 넘었다.

이 때문에 블루베리와 바나나 비닐하우스가 침수되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 특히 이들 특용작물은 특성상 한번 피해를 입으면 3년 동안 수익을 낼 수 없다며 이재민들은 깊은 시름에 잠겨 있었다.

산청읍 역시 극한 호우로 토사와 수목이 흙탕물과 함께 민가로 쓸려 내려오며 주택이 파손됐고 부리에서는 흘러내린 토사가 주택을 덮쳐 3명이 실종되는 피해를 입었다.
부산 온병원그룹과 그린닥터스 봉사단이 23일 극한호우로 인해 사상 초유로 전 군민 대피령이 내려진 산청군 일대에 왕진 봉사에 나서서 100여명의 이재민을 진료했다. (사진제공=온병원)

부산 온병원그룹과 그린닥터스 봉사단이 23일 극한호우로 인해 사상 초유로 전 군민 대피령이 내려진 산청군 일대에 왕진 봉사에 나서서 100여명의 이재민을 진료했다. (사진제공=온병원)

긴급의료봉사단은 이날 오전 11시쯤 첫 봉사지역인 생비량면에 도착해 생비량초등학교 체육관에 임시진료소를 설치하고 진료활동에 들어갔다.

의료봉사단에 따르면 생비량초교 체육관에는 이번 수해로 대피해 있는 이재민 20가구가 텐트생활을 하고 있었다. 주민 대다수는 수해복구에 참여하라 텐트를 비웠고, 연로하신 어르신들만 걱정스레 텐트를 지키고 있었다.

이재민들은 “난생처음 겪은 극한호우였다”며 아직도 공포에 휩싸여 있었고 이 스트레스 탓에 두통이나 복통 등을 주로 호소했다고 한다. 온병원 의료진은 진료와 함께 한방침술도 병행했다.

온병원 김동헌 병원장은 “현지에 와보니 수해피해가 상상을 초월했다”면서 “아직도 계곡물이 벌람하던 당시를 떠올리면 몸서리 쳐진다는 이재민들의 트라우마치료도 시급히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당국에 호소했다.

그린닥터스는 지난 미얀마 대지진 시 사용하고 보관하고 있던 응급의료키트 80개를 이재민들에게 전달했다. 또 라면 30박스, 물티슈 20개들이 10박스, 휴지 30롤짜리 10묶음, 여성복 50박스 등과 함께 기부금 500만원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근 그린닥터스재단 이사장은 “고향이 산청이라, 텔레비전으로 비참한 수해현장을 뉴스로 볼 때마다 가슴 아팠다”면서 “몸보다도 마음을 더 다쳤을 고향 어르신들이 하루빨리 시름을 털어내고, 건강한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중앙정부나 지방정부가 최선을 다해주길 당부 드린다”고 말했다.

부산 | 김태현 스포츠동아 기자 localbuk@donga.com


김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