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도 치지지 않는 ‘20경기 무패’ 전북…포옛 감독의 체력 중시 적중?

전북은 K리그1에서 20경기 무패를 달리며 명가재건을 이뤄가고 있다. 거스 포옛 감독의 비시즌 고강도 체력훈련 덕분에 혹서기가 왔지만 지친 기색없이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전북 현대가 ‘하나은행 K리그1 2025’에서 20경기 무패(15승5무)를 달리며 명가재건을 이뤄가고 있다. 거스 포옛 감독(우루과이)이 실시한 비시즌 고강도 체력훈련이 재도약 원동력으로 지목된다.

전북은 26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주FC와 K리그1 24라운드 원정경기에서 2-1로 이겼다. 김진규(전반 14분)의 선제골로 앞서가다 광주 하승운(후반 31분)에게 동점골을 내줬지만, 경기 종료직전 티아고(브라질·후반 49분)의 헤더 결승골에 힘입어 승점 3을 따냈다.

이로써 전북은 16승6무2패, 승점 54로 선두자리를 지켰다. 2위권과 승점 차를 10 이상을 유지하며 독주 체제를 형성했다. 단 페트레스쿠 감독(루마니아)과 김두현 감독이 지휘했던 지난해 이 시기엔 5승8무11패, 승점 23으로 11위로 추락한 사실을 고려하면 지금의 순위는 그야말로 상전벽해다.

K리그가 혹서기에 접어들면서 올해 초 포옛 감독 취임 후 실시한 비시즌 고강도 체력훈련이 빛을 보고 있다. 전북은 전진우, 박진섭, 송민규 등 주전들이 지친 기색없이 20경기 이상 출전하며 팀의 중심을 잘 잡고 있다. 멤버 변화가 적어 선수들 간 손발이 잘 맞고, 전력 변화의 폭도 적다. 대다수 팀들이 이맘때면 체력문제로 베스트11 구성에 어려움을 겪지만, 전북에겐 다른 나라 이야기다.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경기 중반 이후 상대보다 한 발 더 뛰면서 승리를 거머쥔 경기도 많다. 17일 포항 스틸러스전(3-2 승)과 이날 광주전이 대표적 사례다. 전북은 포항전에서 전반에만 2골을 내주며 끌려갔다. 그러나 경기 중반에도 지치지 않고 상대를 계속 몰아붙였다. 결국 이승우(후반 20분)와 티아고(후반 34분)의 골을 묶어 동점을 만든 뒤 후반 추가시간 포항 이호재의 자책골을 유도해 승리했다.

전문가들도 포옛 감독의 체력 훈련이 팀을 바꿔놨다고 평가한다. 김호영 한국프로축구연맹 기술위원장은 “사령탑이 원하는 축구를 구현하려면 선수들의 체력이 받쳐줘야 한다. 계속 이긴 덕분에 선수들의 피로도 다른 팀들보단 적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포옛 감독은 체력 중심 기조를 이어갈 방침이다. 그는 “축구에선 가장 중요한 것은 (체력과 같은) 기본이다. 선수들도 기본의 중요성을 다시 깨닫고 있다”고 밝혔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