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저선량방사선으로 알츠하이머 치료 가능성 확인

한국수력원자력 본사 전경. 사진제공 ㅣ 한수원

세계 최대 규모 임상연구서 인지기능 저하 완화 효과 입증

한국수력원자력(사장 황주호)이 저선량방사선을 이용한 알츠하이머병 치료 임상 연구를 통해 해당 질환의 치료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방사선을 암 치료가 아닌 난치성 퇴행성 질환에 적용한 세계 최초 사례이자, 알츠하이머와 관련된 세계 최대 규모의 임상 연구로 평가받고 있다. 한수원 방사선보건원은 2021년부터 강동경희대병원, 충북대학교병원, 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과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진은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 36명을 대상으로 저선량방사선 치료를 실시하고, 12개월간 인지기능 변화와 영상, 혈액검사 등을 정밀 추적 관찰했다. 지금까지 미국, 캐나다, 한국 등에서 시행된 기존 알츠하이머 임상 연구는 대조군 없이 5명 내외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바 있어, 이번 연구는 규모와 방식 면에서 큰 의의를 가진다.

이번 임상은 선형가속기를 활용해 기존 암 치료 선량(2Gy)보다 현저히 낮은 0.04Gy 또는 0.5Gy를 주 2회, 총 3주간 조사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아울러 기존 치매약을 복용하되 방사선 치료를 받지 않은 대조군과 비교하여 부작용 및 치료 효과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대조군은 지속적으로 인지기능 저하가 진행된 반면, 저선량방사선 치료군에서는 12개월간 부작용 없이 인지기능 저하가 완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저선량방사선이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한수원은 이번 결과를 토대로 국제 학술지 발표 및 후속 확증임상연구를 통해 장기적 치료 효과와 부작용 여부를 더욱 면밀히 검증할 계획이다.

알츠하이머병은 전체 치매 환자의 50~70%를 차지하며, 뇌 내 아밀로이드 베타 및 타우 단백질 축적에 의해 인지기능이 점차 손상되는 질환이다. 현재로서는 약물치료만으로 완치가 어려워 다국적 제약사들이 신약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한수원 방사선보건원은 그간 저선량방사선의 인체영향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다수의 특허와 논문을 확보하고 있으며, 초파리 전임상 모델에서도 알츠하이머 치료 효과를 입증한 바 있다.

이봉수 한수원 방사선보건원장은 “이번 연구는 에너지 기업을 넘어, 국민 건강과 복지를 위한 공익 연구에 한수원이 기여한 모범적 사례”라며, “저선량방사선의 생물학적 효과를 의료 분야에 접목해 국민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하겠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앞으로도 알츠하이머병을 포함한 다양한 난치성 질환에 대한 치료 가능성을 탐색하며, 방사선의학의 공공적 활용 가치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경주 ㅣ나영조 스포츠동아 기자 localdk@donga.com


나영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