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 하얏트 서울, 예술을 품다…‘가나아트 남산’ 개관

그랜드 하얏트 서울 제공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예술과 휴식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면? 상상 속 그림이 현실이 됐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이 호텔 내에 새로운 예술 공간 ‘가나아트 남산’을 열고, 이색적인 여름 호캉스를 제안한다.

‘가나아트 남산’은 호텔 로비층에 새롭게 들어선 전시 공간이다. 국내 대표 화랑 ‘가나아트’가 40여 년간의 기획 노하우를 바탕으로 운영을 맡았다. 단순히 그림을 걸어둔 전시 공간이 아니라, 남산의 풍경과 호텔의 감각적인 건축미가 어우러진 복합문화공간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개관전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일본 설치미술가 시오타 치하루의 개인전이다. 시오타는 실과 직조의 개념을 활용해 공간 전체를 작품으로 전환하는 작가다. 붉은 실타래로 천장을 엮고 바닥을 감싸며 인간 존재의 유한성과 내면의 혼란, 기억과 관계의 복잡성을 시각적으로 드러낸다. 이번 전시는 작가 특유의 몽환적이면서도 강렬한 설치 작업을 통해, 호텔 투숙객은 물론 일반 관람객에게도 깊은 몰입의 경험을 선사한한다.

시오타의 작업은 전시장의 작품을 넘어서, 공간 전체가 하나의 메시지가 된다. 실 하나하나가 관객의 마음을 끌어당기고 여운을 남긴다. 작가의 작품을 보며, 누군가는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고, 누군가는 현재의 관계를 되짚는다. 도심 속 호텔이라는 배경과 만났을 때, 이 설치작업은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전시 감상 후에는 서울 전경이 펼쳐지는 로비 라운지 ‘갤러리’에서의 여유로운 티타임이 기다리고 있다. 여름 시즌 한정으로 선보이는 ‘카이막 애플망고 빙수’와 ‘수박 빙수’는 시각적 완성도는 물론 맛의 디테일까지 살려, 더위에 지친 감각을 깨워준다. 이와 함께 즐기는 애프터눈 티, 혹은 샴페인 한 잔은 전시의 여운을 우아하게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호텔 야외 수영장과 풀사이드 바비큐도 예술 호캉스의 또 다른 한 장면이다. 남산의 바람을 따라 펼쳐지는 수영장 풍경은 도심에서의 낭만적인 하루를 완성시킨다. 이곳은 가족 단위 투숙객은 물론 연인, 친구들끼리의 여름 휴식에도 제격이다.

‘가나아트 남산’은 앞으로도 국내외 작가들의 다양한 전시를 기획해 선보일 계획이다. 단순한 전시 공간이 아니라 관람객이 예술을 일상처럼 마주하고 자유롭게 향유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을 지향한다. 호텔이라는 공간의 제약을 넘어, 누구에게나 예술이 자연스러운 경험으로 스며들게 하는 시도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