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라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 4라운드 1번 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는 배소현. 사진제공 | KLPGA

오로라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 4라운드 1번 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는 배소현. 사진제공 | KLPGA


‘늦게 펴 더 아름다운 꽃’ 배소현(32)이 시즌 첫 승을 역전승으로 장식하며 통산 4승 고지를 밟았다.

데뷔 13년 만이었던 지난해 154경기 만에 첫 승을 거두는 등 3승을 수확하며 공동 다승왕에 올랐던 배소현이 2025시즌 상반기 마지막 대회를 화려하게 장식하며 2년 연속 다승 사냥을 향해 의미있는 발걸음을 내딛었다.

3일 강원도 원주에 있는 오로라 골프&리조트 마운틴·레이크 코스(파72)에서 열린 2025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신설대회 ‘오로라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10억 원)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낚아 5타를 줄였다. 최종합계 19언더파 269타를 기록해 나란히 18언더파를 친 고지원(21), 성유진(25)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초대 챔프 영광과 함께 우승상금 1억8000만 원을 품에 안았다.

지난해 더헤븐 마스터즈에 이어 4승 중 2승을 신설 대회에서 차지하며 유독 초대 챔피언과 깊은 인연도 만들었고, 개인 첫 4라운드 72홀 대회 우승 기쁨도 누렸다.

성유진과 함께 선두 고지원에 1타 뒤진 14언더파 공동 2위로 출발한 배소현은 8번(파3) 홀에서 세 번째 버디를 낚아 같은 홀에서 보기를 적어낸 고지원을 제치고 처음으로 리더보드 최상단을 꿰찼다. 9번(파4), 11번(파5) 홀에서 버디를 잡은 성유진에게 잠시 공동 선두를 허용하기도 했지만 14번~15번(이상 파4) 홀 연속 버디로 2타 차로 앞서가며 우승을 눈앞에 뒀다.

위기도 있었다. 17번(파3) 홀에선 티샷이 짧아 가까스로 파를 지켰고, 경쟁자들이 턱밑까지 추격한 18번(파4) 홀에선 마지막 1.7m 파 퍼트를 침착하게 성공시켜 1타 차 우승을 완성했다.

이번 대회 전까지 14개 대회에 나서 톱10 2번에 그치고 7월 롯데 오픈 공동 3위가 시즌 최고 성적이었던 배소현은 “부담을 안 가지려고 했는데 나도 모르게 욕심을 내서인지 상반기가 쉽지는 않았던 것 같다”며 그동안 마음고생이 적지 않았음을 털어놓은 뒤 “많이 기다려온 우승이다. 역전승으로 시즌 첫 승을 따내 더 기쁘다”고 했다.

1라운드에서 71타 공동 60위에 머물렀던 그는 “2라운드부터 사흘 연속 60대 타수(66-65-67타)를 치고, 마지막 날 보기 없는 플레이를 했다는 점에서 내 스스로에게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면서 “다음 주 대회는 출전하지 않는다. 2주 뒤 후원사 메디힐이 주최하는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에서 시즌 2승에 도전하겠다”고 덧붙였다.

고지우(23)의 친동생인 고지원은 비록 생애 첫 승은 놓쳤지만 조건부 시드의 한계를 딛고 인상적인 활약을 펼쳐 눈길을 사로잡았고, 성유진은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며 시즌 첫 승 및 통산 4승이 멀지 않았음을 입증했다.

김수지(29)가 합계 16언더파 4위에 랭크됐고 이예원(22)과 노승희(24), 박지영(29)이 15언더파 공동 5위를 차지했다. 고지우는 13언더파 공동 10위에 올라 자매 동반 톱10을 기록했다.

원주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원주|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