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치면 너무 티 나던데요”…거침없이 해왔던 MZ 4번타자들, 성장통 딛고 이룬 20홈런

한화 노시환(왼쪽)과 LG 문보경은 미래 대표팀 4번타자로 불릴 만큼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이들은 현재 국내타자 중 유이하게 20홈런을 달성했다.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LG 트윈스

2000년생 동갑내기 노시환(25·한화 이글스)과 문보경(25·LG 트윈스)은 성장통을 이겨내고 국내 최고 타자로 성장하고 있다.

문보경과 노시환은 각자의 소속팀에서 4번타자를 맡고 있다. 둘은 꾸준한 활약을 이어오며 대표팀의 차기 4번타자가 될 재목으로 많은 기대를 받는다. 한국 야구 역시 이들의 성장세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은 시즌 초반 맹타를 휘두르며 자신의 기량을 증명했다. 노시환은 올해 3~4월 9홈런을 쏘아 올렸고, 문보경은 같은 기간 5홈런을 터트리며 한 단계 성장한 경기력을 보였다.

한화 노시환은 지난달 30일 대전 삼성전에서 올해 20번째 홈런을 터트렸다. 3년 연속 20홈런이다.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그러나 뜻대로 풀리지 않는 것이 야구다. 둘은 시즌 중반 나란히 극심한 슬럼프를 겪었다. 

노시환은 5월부터 2달간 타율 0.209(177타수 37안타)에 그쳤다. 홈런은 5개를 터트렸지만, 장타율은 0.339에 불과했다.

문보경은 6월이 고비였다. 22경기에서 타율 0.231(78타수 18안타)로 침체했다. 홈런은 2개였고, 6월 절반이 넘는 12경기에서 무안타를 기록했다. 결과를 만들지 못한 이들 스스로 자책하는 모습이 중계 화면에 잡히기도 했다. 

한화 노시환은 지난달 30일 대전 삼성전에서 올해 20번째 홈런을 터트렸다. 3년 연속 20홈런이다.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노시환은 시즌 중 “동료의 배트를 들고 타석에 들어가는 등 부진 탈출을 위해 안 해본 것이 없다”라고 타격 침체에 답답한 마음을 표현했다.

문보경은 “4번타자가 못 치니 티가 많이 나더라”고 고충을 털어놨다. 평소 4번타순에 부담을 느끼지 않고, 거침없이 자신의 스윙을 했던 이들이었기에 이례적인 반응이었다.

LG 문보경은 2일 대구 삼성전에서 올해 20번째 홈런을 쏘아 올렸다. 2년 연속 20홈런이다. 사진제공｜LG 트윈스

결과적으로 이들은 성장통을 딛고 일어났다.

노시환은 지난달 30일 대전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3년 연속 20홈런 기록을 썼다. 문보경은 이달 2일 대구 삼성전에서 2년 연속 20홈런을 달성했다.

올해 20홈런 고지를 밟은 국내타자는 둘 뿐이다. 올 시즌이 투고타저 시즌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차기 대표팀 4번타자로 불리는 이들의 20홈런 기록은 의미가 있다.

LG 문보경은 2일 대구 삼성전에서 올해 20번째 홈런을 쏘아 올렸다. 2년 연속 20홈런이다. 사진제공｜LG 트윈스

문보경과 노시환은 8~10일 잠실구장에서 맞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이 경기는 리그 1~2위 LG와 한화의 맞대결로 미리 보는 한국시리즈(KS)로 불릴 만큼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양 팀에 중요한 시리즈에서 이들의 보이지 않는 자존심 싸움이 흥미를 불러오고 있다.

박정현 기자 pjh60800@donga.com


박정현 기자 pjh6080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