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유통’, 한류 타고 해외로 확장

-K-푸드·컬처 체험장으로 변신
-글로벌 진출로 신성장 동력 찾아

대형마트 및 편의점 등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글로벌 진출을 통해 신성장 동력을 찾고 있다. K-푸드와 K-뷰티 등 한국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글로벌 시장 환경이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도·소매 강점 결합한 하이브리드 모델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글로벌 진출을 통해 신성장 동력을 찾고 있다. 도매와 소매의 강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형 매장’으로 재단장한 롯데마트 발리점 외관. 사진제공｜롯데마트

선두주자는 롯데마트로, 최근 인도네시아 발리 덴파사르에 위치한 발리점을 도매와 소매의 강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형 매장’으로 재단장했다. 

교통 거점에 위치해 도매점으로 운영했으나, 국제 관광지라는 특성상 관광객 수요가 공존하는 만큼 하이브리드 매장의 첫 점포로 낙점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사업자에게는 인기 도매 상품을 효율적으로 제공하고, 일반 소비자에게는 K-푸드 중심의 차별화된 식료품(그로서리) 콘텐츠를 선보여 수익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기존 6612㎡ 규모 도매 매장을 1653㎡으로 줄이고 나머지 공간에 K-푸드와 신선식품 중심 전문 매장으로 구성했다. 소매점은 매장 면적의 90%를 먹거리로 채웠다. ‘롱 델리 로드’를 중심으로 즉석조리 식품 전문 공간인 ‘요리하다 키친’, 자체 피자 브랜드 ‘치즈앤도우’, 정통 유럽풍 베이커리 ‘코페아 카페앤베이커리’ 등을 배치했다. 반면 도매 공간은 판매량 상위 상품 위주로 압축하는 동시에 전문 고객을 위한 상품과 서비스에 집중한다.

이번 발리점을 시작으로, 상권 특성과 고객 수요를 분석해 도매와 소매의 강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형 매장을 확대한다. 김태훈 롯데마트·슈퍼 인도네시아법인장은 “발리는 다양한 고객층이 공존하는 국제 관광지로, 도매와 소매를 결합한 혁신 모델을 적용하기에 최적의 장소”라며 “이번 리뉴얼을 통해 지역 주민과 관광객, 전문 고객에게 편리한 쇼핑과 차별화된 미식 등을 제공해 인도네시아 사업이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14억 인도 시장 정조준

이마트24의 인도 1호점인 BHS점 내부 모습. 사진제공｜이마트24

편의점 이마트24는 최근 인도 마하라슈트라주 푸네 지역에 인도 1호점인 BHS점을 오픈했다.

12층 규모의 솔리테어 비즈니스 허브 내 1, 2층 복층 형태로 들어섰다. 1층 182㎡, 2층 82㎡를 합쳐서 총 264㎡다. 1층은 내부 24석, 외부 32석의 취식 공간을 비롯해 스낵과 가공식품 등의 한국 편의점 상품을 판매하는 공간으로 구성했다. 카운터에서는 떡볶이, 핫도그, 김밥, 비빔밥 등 K-스트릿푸드를 판매한다. K-라면의 경우, 고객이 직접 끓여먹는 셀프 방식이 아닌 직원이 직접 라면을 끓여서 제공하는 등 인도의 소비패턴을 반영했다.

2층은 국내 셀프 포토부스 업체인 아르고의 ‘인스포토’와 협업해 젊은 인도 고객이 K-포토부스를 경험하도록 했다. 휴대폰에 사진과 영상을 다운받아 지인에게 공유할 수 있는 기술을 담아, 자연스럽게 매장을 홍보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또 2층 화장품 코너에는 인도 기반 K-뷰티 플랫폼인 ‘리메세’와 협력해 한류에 관심이 많은 인도 고객이 K-뷰티를 경험할 수 있다.

최진일 이마트24 대표는 “인도의 14억 인구와 젊은층을 겨냥해 시너지를 낼 것”이라며 “인도의 높은 잠재력과 성장 가능성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브랜드와 상품을 통해 K-편의점이 성공적으로 안착하도록 지속 지원하겠다”고 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