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선수들이 8월 30일 수원FC와 홈경기에서 3-1 승리를 거둔 뒤 어깨동뭄를 하고 관중 앞에서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대구 선수들이 8월 30일 수원FC와 홈경기에서 3-1 승리를 거둔 뒤 어깨동뭄를 하고 관중 앞에서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대구FC가 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꼴찌 탈출’은 여전히 먼 이야기다. K리그1 잔류라는 일말의 가능성에 조금이라도 다가가기 위해선 앞으로 일정에 모든 것을 쏟아야 한다.

대구는 지난달 30일 대구아이엠뱅크파크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28라운드 홈경기에서 수원FC를 3-1로 꺾으며 리그 17경기 만에 승전고를 울렸다. 그동안 대구는 6무11패라는 깊은 부진에 빠져 있었다. 마지막 승리는 5월 3일 제주SK와 11라운드 홈경기(3-1 승)로, 무려 119일 전이었다. 5월 27일 취임한 김병수 감독도 11경기 연속 무승(5무6패) 이후 첫 승리를 맛봤다.

경기는 극적이었다. 대구는 전반 21분 윌리안(브라질)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후반 34분 박대훈이 동점골을 터트렸고, 추가시간에는 카이오(브라질)가 역전골을 기록했다. 이어 박대훈이 다시 한 골을 추가하며 승리를 자축했다.

그러나 현실은 여전히 냉정하다. 대구는 이날 승리로 4승7무17패, 승점 19를 쌓았으나, 아직 최하위(12위)에 머물러 있다. 이대로면 K리그2로 강등된다. 11위 FC안양과 격차는 여전히 두 자릿수다. 선수들도 이를 잘 알고 있었다. 박대훈의 두 골을 모두 어시스트한 세징야는 이날 승리를 거뒀음에도 팬들에게 “승리가 너무 늦어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긴 부진 끝에 분위기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것은 고무적이다. 이 기세를 이으려면 13일까지 2주간의 A매치 휴식기를 잘 활용해야 한다. 대구는 14일 김천 상무와 29라운드 원정경기를 준비한다.

이를 위해 대구는 2주 동안 ‘내실 다지기’에 집중한다. 단기 전지훈련이나 선수단 변동 등 큰 폭의 변화는 없다. 최우선 과제는 수비진의 안정이다. 대구는 28경기 동안 53골을 내줬다. 리그 최다실점으로, 이 부문 2위인 수원FC(43실점)과 차이가 크다. 3백, 4백 등 수비 전형 중 어떤 것이 ‘정답’인지 고민하기보다, 근본적인 수비 안정화가 급선무다.

체력 회복도 과제다. 대구는 지난달 4일 FC바르셀로나(스페인)와 친선경기까지 소화하며 다른 K리그1 팀들보다 피로감이 더해 체력회복이 절실했다. 수원FC전 직후 3일 재소집까지 선수단에 휴식을 부여한 것도 이를 염두에 둔 선택이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