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잠수함 에이스 고영표가 구단 최초의 통산 1000탈삼진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고영표가 지난달 27일 사직 롯데전에 선발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제공|KT 위즈

KT의 잠수함 에이스 고영표가 구단 최초의 통산 1000탈삼진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고영표가 지난달 27일 사직 롯데전에 선발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제공|KT 위즈



KT 위즈의 잠수함 에이스 고영표(34)가 구단 최초의 통산 1000탈삼진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고영표는 올 시즌 23경기(135.2이닝)에서 133탈삼진을 기록하며 통산 990탈삼진 고지를 밟았다. 10개만 더하면 KT 구단 최초의 1000탈삼진 투수가 된다. 그는 KT가 1군에 진입한 2015년부터 가장 많은 탈삼진을 기록한 투수다. 윌리엄 쿠에바스(중신 브라더스·704개), 엄상백(한화 이글스·670개), 김재윤(삼성 라이온즈·542개)이 그의 뒤를 잇는다.

1000탈삼진은 특별한 이정표다. 1990년 최동원(롯데 자이언츠·1019개)이 처음 달성한 뒤 지금까지 단 37명만 이 반열에 올랐다. 언더핸드와 사이드암 유형을 통칭하는 잠수함 투수로 범위를 좁히면 숫자는 더 줄어든다. 최동원, 선동열(해태 타이거즈·1698개)에 이어 역대 3번째이자 잠수함 최초의 이정표를 세운 이강철(해태~KIA·1751개)을 시작으로 임창용(해태~삼성 라이온즈~KIA·1474개), 이재학(NC 다이노스·1205개) 등 3명뿐이다.

잠수함들에게는 탈삼진이 좀 더 특별한 기록으로 다가온다. 정통파로 불리는 오버핸드 유형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구속을 극복한 결과이기도 해서다. 투수들의 빠른 구속은 이른바 ‘구속 혁명’이 시작된 2010년대 메이저리그(MLB)에서 타자들의 삼진이 늘어난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실제로 올해 KBO리그의 탈삼진율(K%)도 포심패스트볼의 평균 구속이 빠른 오버핸드(시속 146.4㎞·19.8%)가 잠수함(143.6㎞·17.4%)보다 높다.

고영표는 다양한 변화구와 정교한 제구로 타자의 타격 타이밍을 빼앗는다. 올 시즌을 앞두고 신무기 커터를 장착한 그는 전매특허 체인지업과 이를 교묘히 섞어 타자들을 요리하고 있다. 포심의 평균 구속이 134.9㎞로 덜 빨라도 23.3%의 높은 K%를 기록한 데엔 이유가 있다. 고영표는 “자주 던지던 투심, 체인지업과 움직임이 상반된 공을 추가하려고 커터를 익혔다. 이 구종의 높낮이를 잘 조절해 던지면 배트가 끌려나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KT 고영표(오른쪽)가 지난달 27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전에 선발등판해 6이닝 1실점 역투로 팀의 7-2 승리를 이끈 뒤 이강철 감독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제공|KT 위즈

KT 고영표(오른쪽)가 지난달 27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전에 선발등판해 6이닝 1실점 역투로 팀의 7-2 승리를 이끈 뒤 이강철 감독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제공|KT 위즈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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